우리동네 길고양이 친구들

길을 걷다보면 자주 마주치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동네 길고양이 친구들. 달리 부를 이름이 없다. 

내가 혼자 붙여준 이름은 있다. 고등어와 스카치. 

둘 다 털 빛과 무늬 때문이다. 

 

고등어처럼 등쪽에만 줄무늬가 있고 배부분은 하얀 녀석은 고등어. 

어쩐지 스카치 위스키 혹은 버터 스카치 캔디 같은 빛깔을 한 아이는 스카치다. 

또 하나는 마치 오페라의 유령처럼 까만 가면을 썼다. 입주변과 발만 양말을 신은 것처럼 하얗다. 얘는 검둥이. 

아무래도 작명 실력은 꽝인 것 같다. 

 

바깥 생활을 하는 이런 길고양이들은 일년에 한 번이라도 목욕할 일이 없을텐데, 어쩜 그렇게 흰 털을 잘 유지할까. 그루밍만으로 가능한 일일까. 가끔 즐겨보는 haha ha란 유튜브 채널이 있다. 영양상태가 좋아 그런지 털이 다 보들보들해 보인다. 그 채널에 나오는 고양이도 모두 길고양이다. 하지만 말이 길고양이지 실은 자유고양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집고양이나 다름없는 배려를 알뜰하게 받고 살지만, 구속되는 일 없이 자유롭게 생활한다. 

 

다시 우리동네 길고양이 친구들 이야기로 돌아오자. 처음에는 다 다른 고양이인줄 알았는데, 자주 보니 서너 마리로 간추려졌다. 오늘 퇴근길에 수퍼 창고 자바라 창살 틈 사이로 스며들듯 사라지는 스카치 꼬리를 목격. 집에 와서 사진첩을 뒤져 몇장 올려본다. 개와는 다른 매력이 귀엽다. 

 

나머지 한 마리, 검둥이 사진을 못 찾은게 아쉽다. 

 

우리동네 길고양이 친구들

 

2019. 9. 26. 오후 12시. 

 

2019. 11. 13. 아침 10시

맨 위에 있는 고등어와 이 아이는 다른 고양이다. 털빛도 약간 다르지만, 다리와 콧잔등도 다르게 생겼다. 형제일까?

 

2020. 4. 27. 오전 11시

 

2020. 4. 24. 오후 4시

얘는 내가 출퇴근하는 길에 아주 잘 나타난다. 이젠 도망도 잘 가지 않는다. 

먹을거라도 좀 주고 싶지만, 언제 마주칠지 모르니 뭘 갖고 다닐 수가 있나.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