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 메모

 

5/26 메모

 

트윅스와 커피

 

잠시 2 시간 정도 짧지 않은 틈이 생겼다. 블로그를 할 절호의 찬스. 그런데 막상 앉으니 생각나는 게 없었다. 빨리 뭔가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늘 쓸 겨를이 없었지 쓸 거리가 떨어지는 일은 없었기에 좀 어리둥절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없는 것보다 할 게 없는 게 더 큰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박? 초조함? 그런 게 생기고 뭘 막 먹고 싶어 졌다. 집에 있는 명태포(양태포였나?), 말린 오징어... 이런 것들이 생각났다.

 

벌떡 일어나 주전자에 물을 올리고 밖으로 나갔다. 돈, 핸드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챙겨야 할게 하나 더 늘었다. 마스크. 오늘부터 마스크 없이는 대중교통을 탈 수 없단다. 어리둥절했다. 마스크 안 쓰고 밖으로 나가도 되는 거였나? @@

 

건물 지층에 있는 가게에 갔다. 짭잘한 것을 뭔가 질겅질겅 씹고 싶었는데. 내 바람과는 달리 그런 게 하나도 없다. 세상에! 할 수 없이 자일리톨 껌과 트윅스를 하나 집어왔다. 2,300원. 다시 작업실로 올라와 책상 앞에 앉아 트윅스를 뜯었다. 미니 사이즈가 아니라 꽤 크다. 네 개나 들어있었다. 초콜릿은 좋아하지만 단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우적우적 씹어 삼켰다. 으~~~ 달아. 진저리가 나고 혀가 절여질 것 같이 달았다. 간식으로 원래 달콤한 것보다 짭짤한 쪽을 좋아하는 편이다. 케이크, 젤리, 과자, 사탕 이런 것보다는 튀김, 만두, 감자칩, 육포나 어포 이런 쪽이 낫다. 결국 3개까지가 한계. 하나는 남겼다.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이 커피가 또 하필이면 믹스. 달달한 것 다음엔 역시 진한 아메리카노가 답인데. 그러니 던킨 커피가 그렇게 사약 같은 맛(사약 맛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이지. 보통 때라면 입도 대지 않을 그런 쓴 커피가 도넛과 함께라면 세상 맛있어지는 이유가 뭐겠는가.

 

 

싱크대를 뒤져 전에 선물 받았던 커피를 찾아냈다. 선물로 받은 건데 다람쥐 그림이 그려져 있고 헤이즐넛 향이 좀 난다. 저 동그란 뚜껑을 열면 종이 필터에 담긴 커피가 보인다. 쓰여있는 대로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어 커피를 내렸다. 자리로 돌아와 한 모금 마셨다. 좀 살 것 같다. 절여진 단맛을 중화해내는 그런 기분.  한동안 달달한 것은 입에 대지 않을 것 같다. 

 

 

트윅스 뒷면을 들여다봤다. 사실 단 것 중에선 그래도 좋아하는 것이었는데. 이젠 이것과도 멀어질 것 같다. 밀가루, 팜유, 콘시럽, 탈지유, 유당, 유지방, 정제 소금, 유화제, 변성전분, 탄산수소 나트륨, 합성향료.... 음. 제정신이었으면 먹지 않았을 것들이 듬뿍이다. 콜레스테롤이 14.3그람이나 들어있다. 열량은 420. 포화지방이 76%! ㅎㅎㅎ

 

아침 뉴스 1 - 마스크 안 쓰면 버스.택시 못 탄다

 

오늘부터 마스크 안 쓰면 버스·택시 못 탄다고 한다. 탈 수 있는지 몰랐다. 보통 집 밖을 나설 때에는 지갑, 핸드폰, 마스크 세 가지는 꼭 챙기는 것 아니었나? 무증상 감염자가 그렇게 많다는데. 내가 증상이 없다고 감염시킬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옆사람도 마찬가지고. 그런 건 건강한 것과는 상관이 없다. 쓰는 게 배려고 예의라고 생각한다. 

 

아침 뉴스 2 - '마스크 대란' 딛고 이젠 수출 검토..."여름용 제작도 늘린다"

 

'마스크 대란' 딛고 이젠 수출 검토..."여름용 제작도 늘린다"는 소식도 접했다. 마스크 수요-공급이 안정되었다고 보는가 보다. 소비자들 생각도 그럴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800원이었다고 한다. 물론 4천원 하던 것에 비하면 안정된 편이지만,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야 안정된 것 아닌가? 나로서는 수출은 이전 가격을 회복한 다음에 했으면 좋겠다. 

 

아침 뉴스 3 - 21세기에 굿이라니... 

 

이런 뉴스도 봤다. "코로나 물러가라" 영·호남 최고 무당 기원제 지낸다

 

"코로나 물러가라" 영·호남 최고 무당 기원제 지낸다 | 연합뉴스

"코로나 물러가라" 영·호남 최고 무당 기원제 지낸다, 임동근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5-21 10:49)

www.yna.co.kr

이게 뭐야.... 무당 기원제? 믿기 어렵다. 이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일인가? 코로나는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를 푸닥거리로 물리치려 하다니. 이게 무슨 갑오경장 이전 같은 발상이란 말인가. 믿어지지 않는다. 어이가 없고 부끄럽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며 예배도 막지 않았나. 그런데 1103명을 수용한다는 LG아트센터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굿을 하다니. 주한 외교단까지 참석한단다. 한국문화재단이 개최하고 외교부, 문화재청, 국민은행이 후원한다고 한다. 후원이 뭔가. 출연금을 모아 지원한다는 것 아닌가? 그럼 지금 굿하는데 우리가 낸 세금이 들어간다는 건가? 

 

이제 일할 시간이 됐구나. 일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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