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7년 만에 선유도공원을 찾았다.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았는데, 11월의 선유도 공원과 푸른 하늘이 반갑다!-선유도공원을 쓴 것이 각각 2013년, 2014년인 것을 보고 무려 7년이 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7년만에 방문한 선유도공원
전날 하루종일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관악산 줄기줄기가 눈으로 더 또렷이 들어왔다. 공원에 들어와 바라본 북한산 역시 눈이 남아 있었다. 산에는 눈이 하앟게 쌓여있고, 하늘엔 낮게 드리운 먹구름이 빠르게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찬 바람에 경량 패딩을 입고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날엔 역시 사발면 국물이 생각나기 마련. 발길은 자연스레 매점으로 향했다. 그렇지만 컵라면은 먹을 수 없었다. 팔긴 팔았지만 실내에서는 먹을 수 없다는 것. 매점 좌석은 폐쇄되었고 2층 카페만 개방되어 있었다. 카페를 열 수 있다면 매점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닐까? 방역과는 아무 상관 없는 조치라 이해하기 어려웠다.
할 수 없이 커피를 주문하고 과자와 달걀을 사서 2층 카페로 올라갔다. 말이 카페지 과자도 빵도 없어 매점에서 고를 수밖에 없었다. 카스타드와 맥반석 계란이라는 아리송한 조합. 영수증을 보니 커피가 5천 원이었다. 숏 사이즈 라테가 5천 원이라니. 스타벅스 톨 사이즈보다도 비싸고 그란데와 비슷한 가격이다.
집 앞에 새로 생긴 편의점 원두커피 가격에 길들여졌는지 매점 커피 값이 놀랍기만 했다. 맛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ㅠㅠ
매점 카페 창문에서 바라본 성산대교 북단. 커피보다는 풍경 맛집이었다. 여전히 부는 바람에 구름이 점점 옅어지고 푸른 하늘이 그 사이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커피값이 아니라 전망대 이용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과자로 부른 헛배. 밥으로 치유하자며 공원을 대충 돌고 밖으로 나왔다. 버스 타러 가는 길. 멀리 여의도가 보였다. 새로 생긴 더 현대가 보였다. 공원 들어갈 무렵 보다 기온도 훨씬 따뜻해졌다. 다시 한 바퀴 더 돌까 생각했을 정도.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곳은 신촌에 있는 보쌈별곡. 보쌈 집을 찾다가 평이 좋아 한 번 가봐야지 했던 곳이었다. 점심 메뉴인 보쌈정식(7천5백 원)을 주문했다.
푸른나물과 부추가 특히 맛있었다. 고기도 냄새 없고 야들야들 촉촉한 것이 먹기 좋았다. 묵은지 좋아하는 사람들은 묵은지 쌈도 좋을 것 같다.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꽤 맛있게 느껴졌다.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다시 먹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은 식어서 기름 맛이 느껴져 별로 였다.
된장찌개도 뭐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갈빗집 찌개처럼 호로록 끓여낸 것보다, 우거지 된장국을 한 솥 끓여두고 제공하면 나을 것 같았다. 부엌에서도 편하고, 맛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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