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일품 팥빙수 + 정통 팥빙수

가끔 팥빙수가 생각날 때가 있다. 아이스크림도 좋지만, 더운 여름날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것은 역시 빙수다. 빙수가 옳다. 이런저런 팥빙수를 먹어 봤지만(그래서 그런지 팥빙수 먹었다는 글도 많이 올렸다), 뭐니 뭐니 해도 클래식한 기본 팥빙수가 최고다. 그런 면에서 롯데리아 팥빙수, 특히 올해 나온 팥빙수는 부담 없는 가격에 팥빙수다운 빙수를 먹게 해주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롯데리아까지 갈 수는 없는 법. 마침 가까이에 생긴 빙과류 할인매장을 구경갔다 거기서 팥빙수가 있길래 두 개를 사 왔다. 하나는 가끔 먹곤 했던 일품 팥빙수이고, 다른 하나는 이날 처음 본 정통 팥빙수였다. 처음엔 경쟁업체에서 베껴낸 유사품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둘 다 롯데였다. 일품 팥빙수를 고를까 아니면 새로 나온(것 같은) 정통 팥빙수를 살까 고민하다 결국 하나씩 사 왔다. 새로운 맛은 어떨까 궁금해하면서.

일품 팥빙수 & 정통 팥빙수

글을 쓰다 문득 궁금해져서 잠깐 일품 팥빙수와 정통 팥빙수에 대해 찾아보았다. 궁금한 건 가능한 바로 찾아보는 성격이라.

일품 팥빙수

롯데 일품 팥빙수는 팥, 팥 시럽, 과당, 설탕, 정제수, 기타 혼합제제 등을 넣고 만든 용량 240ml의 빙수다. 떡만 국산이고 나머지 주요 재료는 거의 모두 중국산이다.

나트륨이 45mg, 탄수화물 63g, 당류 49g이 들어있다. 트랜스지방이나 포화지방은 각각 0, 0.5g이고 콜레스테롤은 2mg이다. 나트륨이나 탄수화물, 당류에 비해 무척 적은 양이다.

정통 팥빙수

정통 팥빙수는 식용 얼음, 당 통팥, 팥시럽, 기타 과당, 설탕, 정제수, 기타 혼합제제 등을 넣고 만든 용량 260ml의 빙수다. 떡만 국산이고 나머지 주요 재료는 거의 모두 중국산이다. 다른 것들은 모두 일품 팥빙수와 비슷하지만, 정통 팥빙수에는 식용 얼음, 당 통팥이 적혀 있는 것이 차이가 있다. 그리고 용량이 20ml 더 많다.

두 팥빙수를 열어보았다. 파란색 비닐로 된 속뚜껑을 열어본모습이다. 왼쪽이 일품 팥빙수, 오른쪽이 정통 팥빙수다. 일품 팥빙수는 얼음 위에 팥과 떡이 올려져 있다. 그에 비해 정통 팥빙수는 팥이 얼음 속에 들어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당통팥 30%라고 쓰여있는 것이 무색할 지경이다.

늘 먹던 대로 우유를 붓고 섞어 보았다. 비슷한 양의 우유를 넣었는데 왼쪽의 일품 팥빙수와는 달리 오른쪽의 일품 팥빙수는 어쩐지 빙수가 우유를 먹었는지 우유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정통 팥빙수를 계속 섞어 보았지만 팥은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얼음 아래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원래 양이 적은 것 같았다. 그리고 식용 얼음이라고 쓰여있었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빙수라기보다는 그냥 작은 얼음 조각을 넣어 놓은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정통인지. 정통 팥빙수 맛이 이런 거라고 생각한 걸까?

일품 팥빙수는 그에 비해 얼음도 정통 팥빙수보다 잘고 팥도 더 크고 많았다. 오히려 일품이 정통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느껴졌다. 일품의 의미가 정통 중의 으뜸이란 뜻이었나. 나라면 앞으로 정통 팥빙수는 거르고, 예전부터 먹던 일품 팥빙수를 고르겠다. 일품 팥빙수는 멀리 사러가기도 그렇고 배달시키기도 마땅치 않을 때 손쉽게 먹기 좋을 것 같다. 어쩌면 여름을 대비해 냉동고에 쟁여 놓는 것이 좋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