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살리기

고사리 살리기

내 책상에는 화분이 하나 있다. 전에는 스킨답서스였는데, 이제는 그것이 고사리로 바뀌었다. 정말 왕성한 생명력을 가진 스킨답서스는 혼자서도 마구 자라는 듯하다. 하지만 어쩐지 고사리 화분 두 개 중 하나는 먼저 가버리고, 남은 하나도 시들해졌다. 안타까운 마음에 옆에 두고 좀 더 신경 써주기로 했다.

 

고사리 살리기

 

분갈이

분갈이부터 해줬다. 다이소에서 커다란 화분을 사왔다. 신문을 안 보는 집이라 택배 박스와 비닐봉지를 깔고 그 위에서 작업했다. 고사리를 화분에서 꺼내려고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옛날에 억지로 빼려다 흙 위 줄기만 똑 따버렸던 불쌍한 시클라멘이 생각났다. 같은 실수를 할 순 없지. 비스듬히 화분을 기울이고 돌려가며 퉁퉁 쳐줬다. 쑥 빠졌다. 그 좁은 공간에 언제 그렇게 뿌리가 꽉 차게 되어버렸는지. 숨 좀 쉬라고 뭉친 것들을 헐겁게 해 줬다. 사이사이 올라오는 귀여운 새 순을 보고서야 이것이 고사리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작지만 늘 먹던 고사리처럼 생겨서 ㅎㅎ)

 

이사할 큰 화분 구멍을 망으로 막고, 마사흙을 깔았다. 다음은 상토와 마사토를 섞어 담았다. 그리고는 고사리를 넣고 주변으로 상토를 부었다. 맨 위에는 잉어 밥처럼 동글동글하게 생긴 퇴비를 뿌려줬다. 마지막으로 듬뿍 샤워. 잘 자라길 바라. 

 

의외로 해를 좋아해

양치류는 음지식물이라고 알고있었다. 그런데 베란다로 내놓은 고사리가 더 잘 자라 놀랐다. 이중창으로 막힌 햇살은 숲 속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보다도 영양가가 없었나 보다. 그다음부터 고사리 화분을 햇살 따라 이동해준다.

 

습도는 70%

고사리는 축축한 것을 좋아하지만, 그것은 잎 한정. 뿌리는 습기를 별로 안 좋아한다. 물을 자주 주기보다 공기가 촉촉해야 한다. 그래서 분무기를 사용했지만, 그걸로는 역부족. 가습기를 중강으로 틀고, 그 앞에 고사리 화분을 놓았다. 그게 답이었다. 분갈이+퇴비+가습기. 신통하게도 무성해지고있다. 

 

이러다 더 커지면 분을 나눠야 하나. 그렇게 해서 여기저기 놔두고 선물도 하면 좋을 텐데. 크레이지 가드너란 만화를 보면 좀 도움이 될까? ㅋㅋ

 

크레이지 가드너

"집착도 사랑이야."인테리어의 완성은 식물!다육이, 몬스테라, 퓨처 화이트…모두 내 손으로 키워 최고의 금손이 되고 말겠어!―라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현실은물 부족으로 죽거나 과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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