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 / 2024. 6. 18. 16:07

러브 버그, 이로운 곤충이라고?

러브 버그, 이로운 곤충이라고?

 

출근하는 아침부터 퇴근하는 저녁까지, 하루 종일 밖에 나서기만 하면 만나게 되는 벌레들이 있다. 식전 댓바람부터 짝 지어 돌아다니는 벌레, 바로 러브 버그다.

 

러브 버그, 이로운 곤충이라고?
차마 벌레 사진을 가져올 수 없어 러브 버그라 이름 붙인 자동차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 Herbie the love bug @위키미디어

실제 러브 버그 사진은 링크만 걸어놓았습니다.  ▶ 러브 버그 사진 보기

 

러브 버그 원래 이름은?

러브 버그. 말이 좋아 사랑 벌레지 자세히 보면 암수 두 마리가 짝을 지어 비행을 한다. 홀로 돌아다니는 것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어쩌면 하나가 돌아다닐 땐 러브 버그로 인식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다.

 

이 러브 버그는 짝 지어 다니는 특성 때문에 붙은 별명일 뿐이고, 원래 이름은 따로 있다.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바로 러브 버그의 원래 이름이다.

 

이 이름이 붙은 것은 2023년으로, 그 전까지는 러브 버그로 불렸다. 별명이 원래 이름보다 먼저 붙었다. 사람도 아닌데 아명이 먼저라니.

 

낮에 우리가 보는 것처럼 짝 지어 비행한다고 해서 그게 곧 짝짓기는 아니다. 그렇게 둘이 하루 종일 다니다가 밤이 되어야 긴 시간 동안 여러 차례 짝짓기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당당히 러브 버그란 이름을 차지한 걸까?

 

부쩍 늘어난 러브 버그

이 러브 버그란 벌레는 2020년 서울 북서부 그러니까 은평구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그러던 것이 2022년 폭발적으로 늘어 작년 2023년엔 수도권 전역으로 퍼졌고, 충청남도 천안에서도 목격되기도 했다.

 

올해 2024년엔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빠른 6월 17일에 발견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좋아하는 환경 조건에 점점 알맞게 되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들이 좋아하는 환경은 어떤 환경일까? 중국 남부, 대만, 오키나와에도 많다니,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짐작된다. 바로 덥고 습한 환경이다. 게다가 비가 오면 약을 뿌려도 다 씻겨버리기 때문에 방역 효과도 떨어지게 된다.

 

반면, 뜨거운 햇볕과 건조한 공기에 약하기 때문에 더워도 습도가 높지 않으면 자연 소멸된다.

 

질색하게 되는 이유

우리 막내는 러브 버그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아 하지만, 큰애는 아주 싫어한다. 어제도 날아다니다 가방에 붙은 러브 버그를 보고 질색을 했다. 지자체에 방역 조치를 취해달라는 민원이 많이 접수된다는 걸로 미뤄보아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중간에서 살짝 좋아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다.

 

그런데 한낱 벌레를 사람들은 왜 이렇게 질색하게 되는 걸까?

 

첫째, 낯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을 꺼린다.

 

둘째,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낯선 것이 갑자기 많이 늘어나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셋째, 영역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숫자가 많다고 해도 매미나 잠자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매미나 잠자리가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브 버그는 사람, 그것도 개인의 영역을 마구 침범한다. 가방이나 옷에 내려앉기도 하고, 그렇게 붙어 실내로 들어오기까지 한다. 그러니 질색을 할 수밖에 없다.

 

넷째, 혐오스럽기 때문이다. 새까만 색 벌레가 짝을 지어 비행하는데, 그것이 번식률 높은 파리다. 그냥 파리도 번식률이 대단한데, 저렇게 붙어다니면 얼마나 알을 많이 깔지 생각만 해도 혐오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익충이라고?

그런데 오늘 아침, 사람들이 그렇게 질색하는 러브 버그가 익충 益蟲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2. 독성이 없다.
  3. 사람을 물지 않는다.
  4. 질병을 옮기지 않는다.
  5.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는다.
  6. 애벌레는 나무와 낙엽을 분해해 토양에 영양분을 전달하며 환경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7. 성충은 나비나 벌처럼 꽃의 수분을 돕는다.

 

어려서는 토양에 양분을 전달하고 환경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다 커서는 꽃의 수분을 돕는다니, 꿀벌 개체수가 줄어든다고 걱정하는 이때 러브 버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게다가 성충의 생존 기간이 3~5일 밖에 되지 않는다니, 애잔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자기의 온 삶을 사랑에 불태우는 걸까 싶기도 하다.

 

여러가지 이로운 점이 많지만, 문제는 압도적으로 많은 수가 도심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얘들한테 사람한테 너무 바짝 붙지 말라고 얘기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서로에게 좋을까. 이런 걸 연구하는 전문가는 없을까?

 

참고한 글

 

밤엔 ‘모기’ 출근길엔 ‘러브버그’…더위에 벌레도 기승

“밤에 자다가 모기 잡느라 두 번이나 깼어요.” “출근하는데 지하철역 계단에 러브버그가 엄청 붙어 있어서 징그러웠어요.”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벌레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암수

www.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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