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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리뷰/카페 & 간식

해물 안성탕면, 홀딱 반하다!

by 열매맺는나무 2024. 10. 5.

해물 안성탕면, 홀딱 반하다!

앞 글 ‘연희동 나들이’에서 잼만 사러 간 사러가 쇼핑에서 라면을 두 종류나 집어왔다는 사실을 잠깐 언급한 적이 있다. 그날 집에 오는 길. 비는 그쳤지만 바람 불고 구질구질한 날씨엔 역시 빵보단 라면이지 하는데 모두 공감했다. 그것도 해물라면으로 대동 단결.

 

‘어라? 그런데 이왕 해물라면이라면 정말 해물도 좀 넣는 게 좋지 않아?’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냉동 해물이라도 사자 싶어 집 앞 수퍼로 갔다. 그런데 막상 집에 다 와 가니, 라면을 먹겠다는 사람은 둘로 줄어들었고, 그렇다면 이것저것 넣기보다 쭈꾸미 하나만 넣는 걸로 합의를 봤다. 결국 수퍼에서 사 간 것은 베트남산 냉동 쭈꾸미 한 팩. 6~8개 정도 들어있었는데, 둘이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해물 안성탕면, 홀딱 반하다!
해물 안성탕면, 정말 맛있었다! ㅎㅎㅎ

 

원래 성격이 급한 편이라 1봉만 끓일 땐 유리 그릇에 면과 수프를 넣고 전기 포트로 끓인 물을 부은 다음, 전자레인지에 3분 정도 돌린다. 그럼 컬이 탱글탱글 살아있는 라면이 완성된다.

 

2봉 이상이라면 냄비에 미리 수프와 면을 한꺼번에 넣은 다음, 역시 전기 포트로 끓인 물을 붓고 끓인다. 가스 레인지로 조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나게 되는 가스 냄새를 줄이고, 더운 여름날 불까지 켜서 더 더워지는 게 싫어 쓰기 시작한 방법인데, 이젠 사시사철 쓰는 방법이 되었다.

 

하지만 해물라면이라면, 그것도 냉동 해물을 넣는다면 얘가 익을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나. 끓는 물에 수프를 넣고 흐르는 물에 씻어 얼음 기를 뺀 쭈꾸미부터 넣었다. 어느 정도 됐다 싶을 때 면을 넣고 숭덩숭덩 어슷 썰은 대파도 넣어주었다. 그렇다고 쭈꾸미만 너무 익어도 질기고 쪼그매지니 면도 얼른 익어야 한다. 집게로 부지런히 면을 펼치고 골고루 잘 익도록 섞어주면서 에어 샤워도 시켜줬다.

 

그렇게 후다닥, 하지만 정성스럽게 끓인 라면의 맛은! 🤩🤩🤩🤩🤩

 

쭈꾸미를 넣고 끓인 해물안성탕면

 

사진으로 보기엔 그냥 그럴 수 있지만, 해물의 시원함에 대기업의 감칠맛, 거기에 내가 넣은 대파와 쭈꾸미가 합쳐지니 정말 환상의 콜라보가 따로 없다. 라면을 좋아하지 않아 딱 두 젓가락만 맛있게 느껴지는 난데, 짠 음식도 싫어해 국 국물도 잘 안 먹는 난데. 면을 다 먹고 국물까지 쭉 완봉이라니.

 

처음 안성탕면이 나온 80년대. 신라면도 나오지 않았던 그때 당시 안성탕면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천하 제일이었던 삼양라면을 위협하는 수준. 된장맛이 나는 구수한 국밥 스타일… 뭐 이런 걸 내세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큰 기대를 갖고 먹어 본 내게 안성탕면은 큰 실망이었다.

 

된장, 국밥 이렇게 부드러운 맛일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한 입 크게 넣었는데, 예상치 못한 매운 맛이 헉하고 목젖을 때렸고 그냥 기침이 나와버렸다. 그러고는 안성탕면은 먹지 않게 되었다. 비슷한 경험으로 참깨라면이 있다. 부드럽고 고소할 것 같았던 라면의 뒷맛은 칼칼함.

 

차라리 몇년 뒤에 나온 신라면은 처음부터 ‘맵다’는 인식이 있어 괴롭지 않았다. 사실 신라면 처음 나왔을 때 맵기란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는 맵기였다. 한 입 먹을 때마다 헉 헉 호흡을 조심해 가며 먹어야 했다. 잘못해서 들이키는 숨에 라면의 매운맛이 함께 들어가면 난감한 상황에 부딪히게 마련이었다. 오죽했으면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고 했을까.

 

안성탕면은 그렇게 잘 먹지 않는 라면이었는데, 이번 해물 안성탕면으로 ‘아주 맛있는 라면’으로 인식이 바뀌어 버렸다. 난생처음 뱃살빼는 식이조절을 하고 있는데 문제가 생겼다. 빵도 먹고 라면도 먹고…. ㅜㅜ

 

맛이 기특해서 아직 안 끓인 라면을 세워 투샷으로 찍어보았다

 

라면을 잘 끓인 건지, 사진을 너무 못 찍은 건지.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그 맛이 통 살아나지를 않네.

아쉬움에 쭈꾸미가 똘똘하게 돋보이는 사진도 한 장 올려본다. 다음에 아직 먹어보지 못한 돈코츠 라면도 먹고 맛있으면 그것도 올려보겠다. 솔직히 해물안성탕면을 한 번 더 먹어볼까, 아니면 돈코츠 라멘을 새롭게 먹어볼까 고민된다. ㅎㅎㅎ

 

쭈꾸미가 돋보이게 한 컷!

 

해물 안성탕면 기본 정보

라면 봉지 뒷면에는 연구원들이 각종 실험을 거쳐 공식적으로 내보내는 조리법이 실려있다. 보통 이대로 정확히 끓이기만 하면 최상의 맛을 낸다고 한다. 소위 요알못이 요리를 잘 못하는 것은 요리책에 적혀있는 그대로 한다고 하면서 다른 대체제를 넣거나 다른 방식으로 해버리기 때문일 때가 많다. 하지만 라면은 물과 라면만 있으면 되니 물 양과 시간, 불의 세기만 잘 조절하면 실패할 위험은 그만큼 줄어든다.

 

해물 안성탕면 뒷면

 

조리법

  1. 물 500ml를 끓인다.
  2. 면과 스프를 함께 넣고 4분 30초 동안 더 끓인다.

단, 이것은 딱 1봉을 끓일 때다. 1/2봉이나 2봉이라면 적절히 증감해야 한다.

 

[여러 봉을 한꺼번에 끓일 때]

  1. 물의 양: 1 봉당 500ml 기준으로 비례해서 늘린다. 그렇다고 2봉이면 1000ml, 3봉이면 1500ml의 물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비례해서 늘리되 100ml 정도씩은 줄이고, 대신 수프 양도 이에 맞춰 줄이는 것이 낫다.
  2. 조리 시간: 기본 시간인 4분 30초에서 약 1-2분 정도 더 늘린다. 2봉의 경우 약 5분 30초에서 6분, 3봉 이상은 6-7분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꼬들면이 좋은지 푹 무른 면이 좋은지 하는 식으로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잘 봐가면서 좋아하는 타이밍에 불을 끄는 게 좋다.

단, 정확한 시간은 라면의 양과 불의 세기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면의 상태를 보면서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트륨

라면이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면을 튀겨낸 유탕식품이라는 점과, 탄수화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나트륨 함량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유탕면은 면을 한 번 삶아내고, 그 물을 따라 버린 다음 수프를 넣고 조리하면 기름기를 덜 섭취할 수 있다. 탄수화물만 많고 다른 영양소는 부족한 고열량 식품이라는 단점은 달걀과 채소를 함께 먹으면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짠맛을 내는 나트륨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해물 안성탕면 한 본에는 1,790mg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1봉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의 90%를 섭취하는 셈이니, 다른 반찬은 거의 못 먹을 양이다. 게다가 라면과 함께 단무지나 김치를 먹는다면?

 

라면을 끓일 때 스프 양을 적절히 줄이고, 국물을 덜 먹어야 한다. 그리고 채소를 함께 먹어야 한다. 나트륨과 칼륨은 신체를 조절하는 대표적인 미네랄로, 이 둘은 서로 길항관계에 있다. 한마디로 서로 밀어내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길항작용을 이용하면 나트륨을 몸 밖으로 쉽게 빼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금치, 브로콜리, 바나나, 아보카도 같은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먹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는 것이다. 라면을 먹을 때 이러한 채소들을 함께 섭취하거나, 라면을 먹은 후에 칼륨이 풍부한 과일을 후식으로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해물안성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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