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 / 2024. 10. 9. 14:03

불소치약으로 바퀴벌레를 죽일 수 있을까?

 불소치약으로치약으로 바퀴벌레를 죽일 수 있을까?

 

불소(弗素, 플루오린, Fluorine)는 주기율표의 17족(할로겐 원소군)에 속하는 화학 원소다. 내가 학교 다닐 때에는 플루오르라는 독일식 이름을 사용했는데, 요즘은 플루오린이라는 영어식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불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 원자 번호 9, 원소 기호 F인 비금속 원소
  • 상온에서 연한 노란색을 띠는 독성이 강한 기체 상태로 존재
  • 가장 전기음성도가 큰 원소로, 반응성이 매우 높다
  • 자연 상태에서는 주로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며, 순수한 형태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 치약, 식수 불소화, 테플론 제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

 

불소 치약으로 바퀴벌레를 죽일 수 있을까?
불소 치약으로 바퀴벌레를 죽일 수 있을까?

 

 

 

인터넷에 불소(fluorine)를 검색하면 쥐약이나 살충제의 원료로 쓰이고, 과거 나치 독일이 가스실에서 사용했던 독가스의 원료라고 나온다. 또 불소를 사용하던 알루미늄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뼈마디가 변형된 사진이 게시되기도 한다. 따라서 불소는 최악의 독소이며, 불소가 들어간 치약을 쓰면 안 된다고도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드는 생각이 있다. ‘그렇다면 불소치약으로 쥐는 몰라도 바퀴벌레는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알아보았다.

불소 치약으로 바퀴벌레를 죽일 수 있을까?

최소한 진행 방향을 바꿀 수는 있지 않을까?

 

바퀴벌레 약의 주요 성분

불소로 바퀴벌레를 잡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먼저 바퀴벌레 퇴치에 사용되는 살충제의 주요 성분을 알아보았다. 주로 성장과 번식, 대사 과정을 방해하고, 중추신경을 공격하는 물질이 사용되고 있었다.

 

또 특이하게도 인공눈물이나 콘택트렌즈 세정액에 쓰이는 붕산이 포함되어 있는 점이었다. 붕산은 탈수를 일으키며, 곤충에는 붕산을 배설할 수 있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치사량까지 먹게 되면 체내에 축적되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 붕산을 감자나 밀가루와 섞어 경단을 만들어 여기저기 놓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데 불소는 여기 들어있지 않았다.

 

  • 피레스로이드(Pyrethroid): 천연 살충 성분인 피레트린의 합성 유사체로, 빠른 효과와 낮은 포유류 독성을 가집니다.
  • 피리프록시펜(Pyriproxyfen): 곤충 성장 조절제로, 바퀴벌레의 성장과 번식을 방해합니다.
  • 하이드라메칠논(Hydramethylnon): 바퀴벌레의 대사 과정을 방해하여 서서히 죽게 만듭니다.
  • 피프로닐(Fipronil): 곤충의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광범위 살충제입니다.
  • 붕산(Boric Acid): 천연 살충제로, 바퀴벌레의 외골격을 손상시키고 탈수를 유발합니다.

 

쥐약의 주요 성분

그렇다면 쥐약은 어떨까 싶어 쥐약의 주요 성분을 알아보았다. 쥐약은 주로 혈액응고를 방해하는 항응고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혈전용해제로 사람에게 많이 쓰이는 와파린도 들어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쥐약 성분 중에 불소는 들어있지 않았다.

 

  • 와파린 (Warfarin): 항응고제로, 쥐의 혈액 응고를 방해
  • 브로마디올론 (Bromadiolone): 2세대 항응고제로, 와파린보다 더 강력
  • 브로디파쿰 (Brodifacoum): 매우 강력한 3세대 항응고제

 

이런 쥐약 성분들은 다음과 같이 작용하여 쥐를 죽이게 된다.

 

  • 항응고 작용: 대부분의 쥐약은 항응고제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쥐의 혈액 응고 능력을 방해한다.
  • 지연된 효과: 충분한 양을 섭취하도록 한다
  • 내부 출혈: 항응고 작용으로 인해 쥐의 체내에서 서서히 내부 출혈이 발생한다.
  • 비타민K 대사 방해: 많은 쥐약은 비타민K의 대사를 방해하여 혈액 응고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는다.

 

나치 독일이 사용했던 독가스 성분

 

Gas mask, Germany @wikimedia

 

바퀴벌레 약에도 쥐약에도 불소는 들어가지 않았다. 어째서 그럴까. 혹시 나치 독일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독가스는 어떨까 하고 독가스의 주요 성분을 살펴보았다.

 

  • 사이클론 B (Zyklon B): 주성분은 시안화수소(HCN)로, 불소가 아닙니다. 이 물질은 원래 살충제로 개발되었으나, 나치에 의해 대량 학살에 사용되었다.
  • 포스겐 (Phosgene): 화학식 COCl₂로, 역시 불소를 포함하지 않는다. 1차 세계대전 때부터 사용된 독가스다.
  • 겨자 가스 (Mustard Gas): 황화비스(2-클로로에틸)(C₄H₈Cl₂S)로, 불소를 포함하지 않는다.

 

이처럼 나치 독일이 사용한 주요 독가스들은 불소를 주성분으로 하지 않았다. 불소가 독성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독가스로 직접 사용되지는 않았다. 불소의 반응성이 너무 높아 제어하기 어렵고, 저장 및 운반이 까다롭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들이 있었다.

 

불소의 독성

불소가 인터넷에 떠도는 말과는 달리 바퀴벌레 살충제나 쥐약의 성분도 아니었고, 과거 나치 독일이 쓰던 독가스 성분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불소에 어떤 독성이 있기에 이런 괴담에 가까운 말들이 나돌게 된 것일까? 근거는 있는 이야기일까?

 

불소의 독성에 대해 찾아보니, 적정량으로 사용될 때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과다 섭취하면 다음과 같은 독성을 나타낼 수 있었다.

 

  • 치아 불소증: 과도한 불소 노출로 인해 치아 에나멜에 반점이 생기거나 갈색으로 변색될 수 있다.
  • 골격 불소증: 장기간 고농도 불소에 노출되면 뼈가 비정상적으로 단단해지고 관절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 위장 장애: 고농도의 불소를 섭취하면 메스꺼움, 구토, 복통 등의 급성 위장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신경계 영향: 일부 연구에서는 과도한 불소 노출이 어린이의 인지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실제로 과도한 섭취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과거 보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불소 독성으로 인한 공장 노동자들의 피해 사례도 보고되어 있는데, 1930년대 미국의 알루미늄 제련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소증'이라는 질병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

 

  • 골격 변형: 장기간 고농도 불소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뼈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굳어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 관절 통증: 많은 노동자들이 심각한 관절 통증을 호소했으며, 일부는 움직임에 제한을 겪기도 했다.
  • 치아 손상: 치아 에나멜의 변색과 부식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사례들은 산업 현장에서의 적절한 안전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소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는 극단적인 노출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일상적인 치약 사용과는 차이가 있다 하겠다.

 

불소 대체제는?

불소는 미생물은 억제하고 치아는 단단하게 한다. 값싸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은과 불소를 합한 SDF(Silver Diamine Fluoride) 용액을 한 번 바른 초등학생 중 80%는 2년 동안 충치에 걸리지 않았고, 충치 환자의 50%도 더 이상 충치가 진행되지 않았다.

또 폴란드에서는 불소 사용을 꺼려하는 사람들을 위해 수산화인회석이라는 미네랄 성분을 넣은 강화 미네랄 치약을 개발했다고 한다. 수산화인회석은 사람의 치아나 뼈에서 발견되는 성분이다.(참고 : 불소치약 대신 이것?, 동아사이언스, 2024. 6. 8.).

 

 

결론

불소나 살충제, 쥐약, 독가스에 대해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1. 불소치약으로는 쥐는 물론 바퀴벌레도 죽일 수 없다.
  2. 우리가 일상에서 치약으로 섭취하는 정도로는 급성 중독이나 신경발달에 영향을 줄 수 없다.
  3. 하지만, 아이들이 불소용액으로 가글 할 때 삼키지 않도록 잘 지도해야 할 것이다.
  4. 장기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치아 변색이나 뼈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5. 독성이 있더라도 잘 사용하면 좋은 약으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불소는 독성이 있는 물질이다.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는 편이 건강을 위해서도, 제약회사의 수익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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