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에서 나온 농심라면 먹어봤어요
농심에서 나온 농심라면 먹어봤습니다.
정말 드문 일인데, 가끔 저도 입맛이 없을 때가 있어요. 가물에 콩 나듯. 이날은 뭔가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그러면서도 자극적인 뭔가가 필요했답니다. 그런데 아침 먹은 건 또 제대로 꺼진 상태가 아니었던지라(때가 되면 먹어야 한다는 가르침에 따라 살거든요. ㅎㅎㅎ), 육개장 같은 걸 시키기도 뭣해서 그냥 라면을 사러 집 앞 수퍼로 갔습니다.
사실 전 라면을 좋아하지 않아요. 딱 두 젓가락 정도 먹으면 좋겠는데, 그런 라면은 없잖아요. 간식으로 먹게 양 적게 해서 싸게 파는 그런 맛보기 라면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라면이 진열되어 있는 매대를 따라 왔다갔다 했죠. 튀기지 않은 건면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신라면 건면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다 고른 것이 바로 이번에 먹어본 농심라면이었어요.
농심라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농심 60주년을 나타내는 이미지와 함께 '한우와 우리쌀로 맛을 낸 농심라면'이라고 적혀있네요. 라면에 한우라니. 뭐 거짓말은 아니겠지만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쌀이란 말에 혹하긴 했어요. 쌀국수인가 싶어서요. 하지만 뒷면을 보니, 그건 아니고 밀가루에 쌀가루를 섞은 것이라고 합니다.
농심라면 원재료
면은 신라면처럼 둥근 모양입니다. 스프는 세 가지인데 은색 수프와 녹색 후레이크는 면과 함께 넣고, '풍미 가득 후 첨분말'이라고 적힌 주황색 수프는 조리를 마친 다음 먹을 때 넣어 먹으면 됩니다.
농심라면 먹어봤어요
전 라면 두 개를 냄비에 넣고 먼저 두 가지 스프를 넣은 다음, 끓인 물을 1000ml 조금 안 되게 붓고 끓였습니다. 지단과 홍고추, 채소는 물론이고, 소고기 모양을 한 후레이크 크기가 제법 커 보입니다. 6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었다는데, 뭔가 차별화를 하려고 애쓴 것 같아요.
아래는 끓여서 그릇에 담아낸 모습입니다. 대파도 큼직하게 어슷어슷 잘라 넣고 함께 끓였어요. 전 라면에 달걀이나 다른 것은 넣지 않는 주의인데, 대파만큼은 많이 넣는 게 좋더라고요. 국물 맛이 훨씬 더 시원해지고, 달큼해지는 느낌이 마음에 들거든요. 어쩐지 라면이라면 피할 수 없는 나트륨도 중화되는 느낌이고요. ㅎㅎㅎ
원래는 후첨스프를 다 끓이고 나서 아직 그릇에 덜어내기 전에 넣으려고 했는데, 깜빡 잊고 그냥 퍼담는 바람에 그릇 위로 뿌렸습니다. 그래도 맛은 괜찮았어요. 뒤에 보이는 채소는 샐러드용 쌈채소인데, 요즘 먹는 순서를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으로 먹으라고 해서 함께 먹으려고 올렸습니다. 먹다 보면 짜기 마련인데, 함께 먹으면 덜 짜기도 하고요.
전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아 조금만 담고, 남편 그릇엔 수북이 담았습니다. 원래 레시피에는 한 봉지에 물을 500ml 넣으라고 했는데, 두 봉지라 조금 덜 넣었더니 짭니다. 전문가가 연구한 결과대로 해야 역시 가장 좋은 맛이 나나 봅니다.
먹어본 결과, 농심라면 맛은 좋았습니다.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 보자니, 어쩐지 민속촌에서 먹었던 장국, 국밥이 생각나는 맛이었어요. 살짝 얼큰하면서 구수한 된장 맛도 살짝 느껴지는 것이 으아~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다른 라면과 비교하자면 신라면 보다는 순하지만 안성탕면보다는 자극적인 맛이었어요. 면발도 탱글한 것이 잘 풀어지지 않고 쫄깃해 좋았습니다. 4개 한 묶음에서 두 개를 먹었으니 이제 2개가 남았네요. 오늘처럼 느닷없이 바람 불고 추운 날 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ㅎㅎㅎ
여담
농부의 마음이라는 농심라면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구봉서, 곽규석 님의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로 유명하죠. 라면 겉봉에도 쓰여있는 이 말은 당시 국어교과서에 실린 '의좋은 형제'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에요. 가을걷이를 하고 난 뒤, 형과 아우는 의가 좋아 몰래 곡식단을 서로의 집에 옮겨다 놓았는데 이상하게 줄지를 않았지요. 그러다 어느 날 밤, 길에서 마주친 형제는 서로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실제 여말선초 예산군에 살았던 이성만, 이순 형제의 실화라고 하네요. 1978년 가뭄으로 예당 저수지 물이 줄어들면서 당시 세웠던 효제비가 발견되어 실제 있었던 일이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농심라면은 이 효제비가 발견되기 3년 전인 1975년이었으니 재미있네요. 또 신기한 것은 그때 이 농심라면을 만든 회사는 농심이 아니라 롯데였답니다. 정확히 말하면 '롯데공업'이었고, 이 농심라면으로 히트를 친 롯데공업은 나중에 회사이름을 바꾸는데, 이 농심라면에서 이름을 따 '농심'이라고 회사 이름을 바꿨답니다. 농심이 롯데에서 나왔다니, 전혀 몰랐습니다. 아주 어릴 때였거든요. 라면은 의좋은 형제인데 롯데와 농심 창업자 두 형제 사이는 그렇지 못하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농심라면 겉봉의 그림을 본 저희 집 아이가 '아니, 쌀가마니를 옆구리에 끼고 걷다니! ㅋㅋㅋ'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쌀가마니 하나에 80kg인데, 책보따리 끼듯 옆구리에 가볍게 끼고 걷고 있네요. 의좋은 형제이기에 앞서 힘 좋은 형제인가 봅니다. 원래 옛날 국어교과서 삽화에는 이런 쌀가마니가 아니라 낫가리를 들고 가는 것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옛날 농심라면에도 역시 곡식단으로 그려져 있었는데, 이번에 나온 라면에는 가마니로 되어있네요. [농심라면 이미지 변천]
농심라면
농심 의 라면 제품. 과거 2차례 출시되었으며 2025년에 같은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농심라면(1975) 파일: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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