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 사진 2 - 석굴암과 불국사


평소에도 그렇지만 여행지에서는 더욱 종달새 스럽게 되는 까닭에 모처럼 야심차게 준비했던 경주야경은 즐기지 못했지만 대신 아침 일찍 석굴암과 불국사를 다녀오는 계획은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보문단지에서 10번 버스를 타고 불국사 주차장 입구에서 내려 길을 건넌 후 불국사와 석굴암을 오가는 12번 버스를 타고 석굴암에 올랐다가 내려올 때는 다시 그 버스를 타고 불국사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때로는 버스끼리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산책을 하며 주변을 둘러 보자. 이른 시간이라면 아무도 없는 곳에 뚝 떨어진 듯 묘한 느낌도 경험할 수 있고, 6시 반 부터 문을 연다는 근처 식당 아주머니의 정겨운 호객행위도 경험할 수 있다. 





불국사 주차장 입구 쪽에 있는 '디지털 관광안내도'도 이용해 보자. 오른쪽 관광안내도에서는 경주를 권역별로 나누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왼쪽에서는 사진을 찍어 자신의 메일로 직접 전송할 수 있다. 우리들도 온 식구가 나오는 가족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스마트폰으로 바로 확인하고 메신저로 공유했다. 서울에서 비슷한 안내판을 보았을 땐 있으나마나 한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객지에서 보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석굴암으로 오르는 입구. 물 흐르듯 산을 타고 흐르는 구름안개는 장관이었다. 한편으로는 낮에 얼마나 더울까 하는 짐작에 걱정스럽기도.





매달린 등이 곱기도 하다. 등은 멀리서 보는 것 보다 이렇게 아래쪽에서 보는 것이 해가 비쳐 더 고와 보인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석굴암. 유리방에 갇힌 석굴암이 안타까워 사진은 찍지 않았다. 목조 전실은 석굴암을 멀리서 보기에 무슨 고분처럼 보이게 만든다. 석굴암은 샘 위에 새워진 구조물이다. 온도와 습도가 자연적으로 조절되도록 한 것으로 신라 사람들의 높은 과학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은 오늘날까지 무시되고 인공적인 방법으로만 해결하려는  것 같아 아쉽다.[각주:1]



   


석굴암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와(주차장까지 내려가지 않고 바로 불국사를 돌아보려면 기사분께 '불국사 입구에서 내려주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석굴암에서 천천히 산책을 즐기려면 화장실옆으로 나 있는 샛길을 이용하면 불국사로 내려갈 수 있다.) 불국사 정문을 지나자 마자 만나게된 관음송. 뭐든 먹는 것에 비유하기로 유명한 내게 떠오른 것은 느타리 버섯이었다.





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사진에 담아오는 구도의 사진. 앞에 있는 것이 극락전으로 연결되는 연화교와 칠보교, 멀리 보이는 것은 대웅전과 연결되는 청운교와 백운교이다. 분명 계단인데 왜 다리라고 이름 붙였을까? 옛날 읽었던 현진건의 무영탑에는 이 아래로 물이 흐르고 배를 타고 다니는 장면이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 실제로도 물이 흘러 다리 역할을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것이 아니라면 인간세상과 영원한 세상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일까? 


그 사이에 있는 누(樓)는 법고를 달아놓는 곳인데, 그 석축은 처음 건축될 당시에 쌓은 것이라고 한다. 가만 보면 실제로 돌의 생김이나 빛깔이 다른 것들과는 다르다. 



 


우리나라 십 원 짜리 동전에 돋을새김 되어있는 다보탑. 물러 조각하기 좋은 대리석이나 사암도 아니고 단단하기 짝이 없는 화강암으로 이렇게 놀라운 재주를 부리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대칭을 이루고 있는 석가탑이 전통적인 석탑의 모습을 하고 있는  반면, 이 탑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상당히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에도 백제 금동대향로를 보고 감탄한 적 있지만 백제의 수준은 신라도 따라갈 수 없었는지 신라로 스카웃 되어 공사를 하게 되었던 백제인의 솜씨는 정말 대단하다. 

왼쪽에 있는 석가탑은 지금 공사중이다. 공사하는 모습은 관광객들을 위해 서울 남대문 공사 현장처럼 투명한 구조물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계단을 올라가서 관찰 할 수도 있다. 석가탑에서 나온 석가모니 진신사리 및 유물들은 현재 전시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다라니경'은  바로 지난 1966년 석가탑  해체수리 때 발견된 유물 가운데 하나다. 




석가탑 전면 해체 관련기사>>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452584







  1.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 창작과비평사, 1994, pp200~20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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