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버스 타고 남산으로

며칠 날이 좋았다. 하지만 수요일 부터는 눈 오고 다시 추워진다는 소식에 월요일 아침부터 밖으로 나섰다.

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 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장충단공원이 나온다. 

장충단은 본래 을미사변때 목숨을 바친 열사, 충신들을 기리기 위 고종황제께서 세운 사당이다. 



위 사진에 보이는 다리는 청계천에서 옮겨온 수표교이다.

수표교는 세종대왕때 청계천의 수위를 측정하기 위한 수표를 다리 앞에 세우면서 수표교로 불리게 되었다.



이 장충단 공원 앞에서 연두색 2번 버스를 타면 국립극장을 지나 순환로입구 - 남산타워 - 남산도서관 -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숭의여대 - 한옥마을 -대한극장을 거쳐 다시 장충단공원앞으로 돌아오게 된다. 요금은 950원이지만 버스카드를 이용하면 100원이 할인된다. 




남산 순환버스 답게 유리창과 문에 남산타워가 장식되어 있다.




남산을 걷고 싶으면 이곳 순환로 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봄이 되면 이 길에 벚꽃이 피는 걸까.




버스에서 내려 남산타워를 바라본다. 겨울 햇살에 빛나는 남산타워.

버스정류장에서 조금 더 걸어야 한다. 




알다시피 남산타워 주변에는 사람들이 달아 놓은 자물쇠들이 정말 많다. 

울타리뿐 아니라 이렇게 나무 모양을 이룬 자물통 천지다. 속에는 새빨갛게 녹이 슬어버린 것에서 부터 새로 달아 반짝거리는 것까지 벼라별 자물쇠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우리 사랑 변치 말자는 연인들, 행복을 바라는 가족들,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는 벗들...

자물통으로라도 묶어 놓고 싶어하는 마음들이 애틋하다. 

'호강시켜 준다더니 2013년, 입대하네...'라는 구절에서 웃음이 터지긴 했지만 '이렇게 해서 라도 묶어놓고 싶은 거로구나'하는 생각에 애틋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중 얼마나 되는 커플이 아직까지 그 바람대로 살고 있을까.


물론 우리도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사진 찍었다. 비록 자물통은 달지 않았지만...

안쪽으로 기울어지게 V자로 되어 있어 여간 애를 쓰지 않고는 딱 붙어 앉을 수 밖에 없도록 고안된 것이 독특하다.  




바로 앞에서 올려다 보면 남산 타워는 이렇게 생겼다. 

자이로드롭처럼 생겼다.

이제껏 서울에서 태어나 살면서 한 번도 올라가 보지 않은 남산타워. 고거 좀 올라간다고 뭐가 달라 보이겠나. 


 


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늘은 걷기를 포기하고 내려올 때도 버스로 내려왔다. 

이렇게 산속 길을 꼬불꼬불 올라갔다가 다시 꼬불꼬불 내려온다.

2005년부터 생태보호를 위해 일반 승용차의 통행을 제한하는 남산인 만큼 이런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편하게 남산을 일주할 수 있다. 어르신이나 린 아이를 동반했을 때, 너무 춥거나 더울 때 이용하면 좋겠다.




남산 한옥마을 입구에서 내려 한옥마을로 들어갔다. 

얼음조각 작품들이 있었다. 조각이 워낙 커서 그런지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줄줄 녹아내리지는 않았다.





남산 한옥마을 입구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 




오늘 걸은 거리는 3.64킬로미터. 187칼로리가 소모되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