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4 호수 虎鬚 - 호랑이 수염 며칠 전, 인사동에 들렀다가 인사아트센터에서 묘한 물건을 보게 되었다. 마치 댑싸리를 말려 묶은 작은 빗자루처럼 생겼는데, 성인 남자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였다. 빗자루라기엔 너무 작고, 붓이라기엔 또 너무 거칠다. 과연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며 있자니, 전시 관계자가 ‘호수요 호수’라고 일러준다. 호수라니 湖水? 달리는 horse? 나무에 물 주는 hose? 더욱 어리둥절 오리무중이다. 갸우뚱거리고 있자니 다시 ‘호랑이 수염이요’라고 풀어준다. 호랑이 수염? 호랑이 수염이 이렇게 굵고 길고 빳빳하단 말인가?? 정말? 호랑이를 동물원이나 동영상으로만 본 나로선 그저 막연히 클 거란 생각만 들고, 그저 엄청 커다란 고양이로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그 호랑이 수염 호수란 걸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2024. 11. 10. 어설프게 알면 힘들다 멀리서 보는 것이 아름답다 어제 인사동에서 내려다 본 뷰. 기역자, 니은자로 네모난 중부식 한옥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모습이 정말 반가웠다. 고층 건물 사이에 있어 해는 잘 들지 않겠지. 기와 지붕은 몇년에 하나 번씩 갈아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면 영락없이 비가 샌다. 오른쪽 끝에 있는 집도 비가 새는지 방수포로 지붕을 꽁꽁 싸매놨다. 한 층 내려와 보니 모두 가게들. 간판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처음 봤던 것처럼 사람 사는 동네 같지는 않다. 마당은 이런저런 가리개로 가려져 있다. 마당 공간도 활용하고 비는 막으려는 것이겠지. 가리개로 막히고 방수포는 더 구질구질해 보여, 멀리서 볼 때 보다 좀 더 한옥 집들이 고생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 2021. 6. 29. 콩세유 갤러리 안재옥 정이 있는 풍경 전 콩세유 갤러리 안재옥 정이 있는 풍경 전 지난 주말엔 오랜만에 인사동 나들이를 했다. 콩세유 갤러리에서 하는 '정이 있는 풍경'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갑자기 내리는 비 때문에 근처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야 했다. 콩세유 갤러리는 마루 아트센터 2층에 있었다. 빗길에 미끄러지지 말라는 배려인지, 계단에는 붉은색 깔개가 깔려있었다. 마치 영화제의 레드카펫 같아 올라가면서 사진 찍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면 보이는 콩세유 갤러리. 모든 벽이 유리라 갤러리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날이 어둑어둑해서 그런지 다른 때 보다 더 돋보이는 느낌이었다. 맨 처음에 본 그림이다. ㅎ. 참새가 어쩜 이렇게 귀엽게 묘사되었지? 이번 그림 주제는 꽃과 참새인 것 같았다. 화랑 가득 화사한 꽃들과 귀여운 참새가 .. 2021. 5. 31. kcdf 아카이브센터 kcdf 아카이브센터 점심시간이 될 때 까지 시간이 남아 찾아간 곳 kcdf 아카이브 센터. 디자인문화진흥원의 자료실이다. 건강검진을 마치고 병원을 나와 취미생활을 시작했다. 내 취미는 '무작정 걷기'. 차들이 덜 다니는 곳들을 골라 그냥 걷는다. 돈도 안들고 운동화만 신으면 된다. 그래서 어느새 내 복장은 늘 운동화에 퀼트 백이나 배낭이 되어버렸다. 오늘은 일단 정동쪽을 향했다. 익숙한 거리를 따뜻한 볕을 만끽하며 배회하다 덕수궁 뒤쪽 길로 접어들어 광화문으로 빠져나왔다.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종로쪽을 향했다. 오래간만에 맥도날드 선데를 먹고 싶어서다. 아이보리색 아이스크림에 쫀득하기까지 한 초코시럽을 끼얹은 맥도날드 선데. 흥흥~ 그래. 내시경으로 혹사당한 위장을 아이스크림으로 달래주는거다. .. 2013. 5.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