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조르던 연남동 아레아레아에 드디어 다녀왔다.
꼭 엄마를 먹여주고 싶은게 있단다. 밥도 아니고 후식에 밥값 못지않은 돈을 쓰다니!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나도 '아줌마'가 맞나 보다. 내가 아이에게 쓰는 것과 아이가 내게 쓰는 것은 같은 액수라도 어쩜 그렇게 큰 차이로 다가오는지.... 아이에게 부담될까 미루고 미루던 카페에 가서 드디어 먹방을 찍고 왔다.
맨 위에 놓인 새빨간 체리를 두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고 깨물었다. 생각보다 풍부한 과즙이 폭 하고 터진다.
지붕처럼 얹힌 초콜릿 아래 초코 크림. 그 아래에는 초콜릿으로 코팅된 케이크가 있다. 2단 제누아즈로 구성된 케이크 안에는 체리 잼이 들어있다. 희미하게 파스타치오 향도 난다. 케이크를 둘러싼 초코 코팅은 딱딱하지 않다. 촉촉한 시럽처럼 되직한 초콜릿은 방금 바른 것만 같다.
접시에 그려진 딸기 그림이 우리집 베란다에 심어놓은 딸기를 생각나게 한다. 케이크를 담은 접시도, 차를 담은 다기도 곱다. 둘 다 웻지우드. 차 우리는 시간을 맞추라고 함께 딸려온 타이머도 귀엽다. 이렇게 예쁜 것 투성이니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가씨들의 마음을 사로잡는구나.
이 집은 몇번을 와도 만석이라 늘 실패하고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겨우 성공.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었나. 그래도 우리가 앉았던 딱 한 자리 빼고는 꽉 찼다. 유리 진열장에 놓인 케이크도 몇 개 빼고는 모두 품절. 오븐은 불이 날 정도로 연신 구워내는데, 손님들이 사 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큰 애는 차를 마시고, 난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셨다. 물론 취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 집에서는 커피보다 차를 마시는 편이 낫겠다고 느꼈다. 내 취향보다 커피가 너무 연했다. 라떼에 넣은 우유도 무지방인 것 같았다. 안 먹으면 모를까, 이왕 먹을 땐 맛있게! 콜라도 제로 콜라는 안 먹는데 라떼에 무지방이라니.... ㅠㅠ(직접 들은 것은 아니다. 그저 내 입에 그렇게 느껴졌을 뿐.)
아.... 아레아레아 케이크에 이대 날마다 카페 라떼면 환상 조합일 것 같은데. 아쉽다. 물론 포장해서 가져가면 그럴 수는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