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브샤브, 미니화로에 끓여본 이야기

샤브샤브 재료 준비 끝!

 

 

샤브샤브, 미니 화로에 끓여본 이야기

 

식탁에서 국물을 보글보글 끓여가며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익혀먹는 샤브샤브. 남편이 특히 좋아하는 메뉴다.

특별히 따로 장을 봐 오지 않아도 집에 있는 이런저런 재료들을 탈탈 털어 해먹기 좋다. 

 

 

샤브샤브 재료

 

오늘은 숙주, 느타리버섯, 청경채, 대파, 양파, 어묵(지난 번에 소개했던), 물만두, 그리고 소고기를 준비했다. 

 

육수는 멸치 + 디포리 + 다시마 + 가쓰오부시를 넣어 만들었다. 

 

 

샤브샤브 만들기

 

1. 멸치 5마리, 디포리 1마리, 다시마 3*4센티 2장, 가쓰오부시 두 꼬집을 넣고 다시물을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좀 있다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를 건져내고 멸치와 디포리만 남긴 채 좀 더 끓인다.

 

2. 다시물이 끓는동안 재료들을 손질해 씻어 놓는다. 

 

- 청경채 크기가 작을 때에는 잎을 똑똑 떼면 된다. 클 때에는 머리 쪽을 십자로 자른 다음 아래 사진처럼 심지를 잘라내면 깨끗하게 손질된다. 

 

청경채가 클 때에는 잘라서 손질

 

그다음엔 별 것 없다. 양파처럼 잘 익지 않는 재료를 먼저 넣고 끓이다 숙주처럼 잘 익는 재료를 넣어가며 익혀 먹으면 된다. 

 

미니화로에 보글보글

 

 

미니화로 이야기

 

이번엔 전에 사뒀던 미니 화로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브루스타 같은 가스버너는 위험하기도 해서 사용하기 꺼려진다. 언젠가 이마트 자연주의에서 식탁 위에 두고 쓰면 좋을 것 같은 미니 화로를 발견했다.

효용가치가 있을까 몇번을 망설이다 주문했었다. 사실 딱히 쓸 일 없었다. 내내 싱크대 선반 위에 자리하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꺼내어 처음 사용해봤다.  

 

미니 화로 연료는 알콜로 된 고체연료다. 중학교 때 수학 과외선생님이 남자 친구분과 함께 우리 제자들을 데리고 놀러 갔다. 비가 촉촉하게 내리던 어느 여름날. 밥도 짓고 고추장찌개도 만들어 맛있게 먹었던 즐거운 추억. 그런데 고체 연료를 그때 처음 봤다. 왁스처럼 하얀 덩어리가 파란 불을 일으키며 잘도 탔다. 양초처럼 하얀 것이 심지도 없는데 온 몸을 불태우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 

 

그 모습을 생각하며 미니 화로를 주문했다. 고체연료 10개가 덤으로 딸려왔다. 은박 포장을 뜯고 불을 붙였다. 알콜로 만든 연료라 불이 확 붙을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산적 만들 때 쓰는 기다란 나무꽂이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고체 연료에 갔다 댔다. 아니나 다를까. 그대로 불이 확 붙는다. 웃기긴 했지만 잘한 선택이었다. 기다란 라이터가 없으면 생일 케이크에 쓰는 초를 하든지 뭔가 기다란 도구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 보통 라이터로 했다간 위험할 뻔했다. 

 

불은 붙었는데, 새파란 불이 아니었다. 덤으로 주는 거라 혹시 메탄올로 만들었을까 싶어 베란다 문도 활짝 열어 뒀는데 그래도 불꽃이 벌겋다. 화력이 딸린다. 하는 수 없이 옆에서 가스 레인지에 냄비를 하나 올리고 재료를 익혀서 화로 위의 냄비에 옮겨 담았다. 그 고생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먹는 도중에 불이 꺼졌다. 아.... 기대에 못 미치는 미니 화로, 아니 고체연료의 힘이여. 이걸로는 커피 물이나 끓여야 될 것 같다. 다음엔 좀 더 큰 걸로 사야 할까. ㅠㅠ

 

샤브샤브의 마무리는 역시 죽!

 

 

우여곡절은 거쳤지만 가족들의 환호속에 메인이 끝났다. 샤브샤브의 마무리는 역시 죽. 가스레인지에서 남은 샤브샤브 국물에 밥을 넣고 죽을 끓였다. 눌어붙지 않도록 계속 저어가며 끓이다 마지막엔 참기름을 넣고 섞어준다. 간은 소금 간으로. 샤브샤브 마지막 코스로 먹는 죽은 늘 맛있다. 맛있는 재료가 모두 우러났기에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이상으로 미니 화로에 샤브샤브 끓여본 이야기는 끝이다. 막내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가슴에 남는다.

"이쁜 냄비받침 하나 샀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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