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생일. 가족들에게 이번 생일에는 삼시 세끼, 손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다. 알아서 잘 차려서 대접해보라고.
남편은 아침, 큰 애는 점심, 막내는 저녁을 맡았다.
남편은 고민 고민하다 나가서 장을 봐왔다. 이런저런 과일과 두부, 유부를 사 왔다. 하는 수 없이 내가 미역국은 끓여주고 아침에 밥해서 차려달라고 했다. ㅋㅋㅋ
다음 날 아침, 남편이 잘~ 차려준 아침상을 받는데 마켓 컬리에서 택배가 왔다.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커다란 3단 택배 상자!
점심을 차려내기 위한 큰 애의 통큰 택배였다.
연어 빠삐요뜨, 칠리 새우 - 아이들이 차려준 생일상
연어 빠삐요뜨
점심때 받은 요리는 바로 연어 빠삐요뜨!!
빠삐요뜨 Pappillote는 종이나 양피지로 된 주머니에 재료를 넣고 구워먹는 요리다.
이런 걸 가르쳐준 적도 없고 할 줄 아는지도 몰랐는데, 혼자 뚝딱 차려냈다.
오~ 신통 방통!
종이 포일에 감자와 샬롯, 레몬, 아스파라거스를 깔고 그 위에 마리네이드 해뒀던 연어를 얹었다. 연어 위에 올린 허브는 딜. 다시 종이로 위에까지 싸서 에어프라이어에 구웠단다. (레몬을 연어 위에 올렸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막내의 칠리 새우 요리
저녁때 막내가 대접한 메뉴는 새우요리.
칠리새우를 준비하려 했으나, 장보기를 미루고 꼼짝 하지 않은 엄마 덕에 마늘도 없었다. 덕분에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그런데 놀랍게도 정말 맛있었다!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너무나도 맛있는 새우요리였다. 짭잘하면서도 달큼하고 또 새콤한, 그러면서도 매콤한 요리는 백포도주와 정말 잘 어울렸다.
통 큰 첫째의 연어 빠삐요뜨는 저녁에도 맛볼 수 있었는데, 담백한 연어요리와 단짠 매콤의 새우가 서로를 보완해주는 환상의 하모니였다.
늘 내가 해 먹여야 하는 아이들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이렇게 자라서 혼자 손으로 누굴 먹일 수 있게 자랐다니....
정말 잘 자라줘서 늘 감사하다.
얘들아, 덕분에 잘 먹었어. 아주 행복해.
고마워~ ^^
♥ 6년전 생일날 올렸던 글
혹시, 연어 빠삐요뜨와 칠리새우가 갑자기 당기시는 분들을 위해 소개해봅니다. ^^
♥ 칠리 새우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