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역 봉평막국수

아현역 봉평막국수

막국수가 생각날 때마다 가는 집이 있다. 바로 아현역 봉평막국수. 100% 메밀로만 만든다고 하니 밀가루를 피하는 우리 식구들에게는 정말 반갑고 고마운 집이다. 

어릴 때 엄마 아빠 손 붙잡고 셋이 다녔던 막국수집의 그 맛을 내는 집을 통 찾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이 집에선 그 맛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마시는 따끈한 메밀차 한잔. 냉면집에서는 면수를 주지만, 이곳에선 메밀차를 준다. 노리끼한 빛에 시원하고 부드러운 향이 구수해 좋다.

비빔막국수

보통 내가 비빔막국수를 먹고 남편은 물막국수를 먹는데, 이날은 무슨 일인지 서로 바꿔 주문했다. 석 달 전에 요통 때문에 약을 먹고 위가 아파 고생했던 뒤로 매운 음식과 커피, 밀가루를 자제하는 편이라 어쩔 수 없었다. 

아차 하는 순간에 남편이 비빔양념장을 걷어냈다. 먼저 사진부터 찍었어야 했는데 아쉽다. 매끈한 메밀 사리가 살짝 시원한 육수에 몸을 담그고, 그 위에는 양념과 열무김치, 오이, 무, 삶은 달걀이 올려있다. 김가루와 통깨도 소복했다. 이것은 해체 중인 모습이라 살짝 아쉽다. 그래도 맛있어 보이기는 여전하구나. 

비빔막국수

함흥냉면에는 홍어회가 들어있다. 쫄깃한 면발에 꼬들한 홍어무침이 잘 어울린다. 그런데 비빔막국수는? 봉평 막국수에서 나오는 비빔마국수에는 명태 무침이 들어있다. 명태무침은 홍어처럼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편이다. 명태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데다 명태 단백질 속에는 미오신이라는 성분이 있어 운동하지 않아도 근육이 강해진다고 한다. 노인에게는 정말 더할나위 없는 음식 재료다. 

처음 비빔막국수를 먹었을 때에는 그 붉은 양념이 너무 많아 정말 매울 것 같았다. 그런데 이집은 맵지 않은 고춧가루를 사용하는지 딱 맛있게 매운 정도다. 이렇게 먹다가 반쯤 먹어갈 무렵에는 차가운 육수를 달라고 한다. 그러면 작은 주전자에 정말 차가운 육수를 담아 주신다. 이 육수를 남은 비빔막국수에 부어 말아먹으면 그 맛은 정말 물막국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옛날에 아버지가 가르쳐 주셔서 그렇게 먹기 시작했는데,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은 꼭 한 번 시도해 보시길 권한다.  

명태 먹으면 운동 안해도 근육량 늘어

물막국수

물막국수를 먹은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여태까지는 맹탕일 것 같아서 먹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한번 먹어보고 물막국수도 맛있게 먹게 되었다. 다른 건 다 비빔막국수와 똑같다. 다른 것은 육수 양이 좀 더 많고 명태회가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격도 똑같은데 명태회무침이 들어있지 않다라.... 이건 가성비를 따지는 입장에서 좀 문제가 된다. 하지만 물막도 나쁘지 않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육수부터 한번 들이키고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기 육수도 나쁘지 않다. 솔직히 맛있다. ㅎㅎ

물막국수

함께 나오는 열무김치도 한번 찍어보았다. 싱싱한 것이 풋내도 나지 않고 맛있다. 

 

아현역 봉평 막국수 메뉴

막국수 한 그릇에 8천원이다. 다른 곳에 있는 봉평 막국수와 같은 체인점인지는 모르겠는데, 더 싸다. 그것도 예전에는 7천 원이었던 것이 올라서 8천 원이 된 것이다. 

막국수

  • 물막국수 8천원
  • 비빔막국수 8천 원
  • 사리 추가 3천 원

칼국수 / 식사

  • 들깨 칼국수 8천 원
  • 옹심이 칼국수 8천 원
  • 메밀 칼국수 7천 원
  • 들깨 수제비 8천 원 
  • 육개장 8천원

 

전/만두류

  • 수육 한 접시 1만 원
  • 감자전 1만 원
  • 메밀전 6천 원
  • 감자만두 6천 원
  • 메밀 왕만두 6천 원
  • 메밀전병 6천 원

보쌈

  • 보쌈 2만 5천 원
  • 굴보쌈 3만 원
  • 굴 한 접시 1만 원

굴보쌈도 맛있을 것 같지만, 날이 따뜻할 때는 굴을 먹으면 안 된다. 산란기 굴을 먹으면 독소 때문에 식중독을 일으킨다. 옛날에 다니던 회사 구내식당 메뉴로 생굴이 나와 모두 맛있게 먹고 다음날 회사 전체가 식중독으로 난리 난 적이 있었다. 남자 직원들이 아파서 결근하거나 응급실 간 사람들이 여자들보다 훨씬 많았는데, 면역력 문제인지 너무 많이 먹어서였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당시 영양사님은 연수원으로 좌천되고... ㅜㅜ 

흔히 달 이름에 R이 들어가지 않은 달에는 굴을 먹지 말라고 한다. R이 없는 달을 따져보면 May, June, July, August 이렇게 넉 달인데, 정말 굴을 먹으면 안 되는 시기와 딱 맞으니 신기하기도 하다. 

메뉴 판이 너무 길어 나눠 찍었다

아현역 봉평 막국수 위치 정보

  • 주소 : 북아현동 136-21번지 이편한세상 4단지 상가 B동 404호
  • 전화: 02-313-9752
  • 영업 : 오전 11시~ 오후 9시
  • 서비스 옵션 : 매장내 식사, 포장 가능, 배달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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