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가까이 대면 열리는 스마트 자동 센서 휴지통
예전엔 10리터짜리 종량제 봉투가 쓱 들어가는 커다란 철제 쓰레기통을 사용했었다. 그러다 몇 년 전 여름, 아무래도 쓰레기가 모이는 동안 그 안에서 부패가 일어나는지 뜨끈뜨끈해지길래 5리터 정도 되는 작은 쓰레기통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이소에서 사다 잘 쓰던 그 쓰레기통이 고장났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이상 없었지만, 몇 년 쓰다 보니 페달 안쪽이 부러져서 더 이상 아무리 밟아도 뚜껑이 열리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쓰레기통도 늙는가 보다. 하는 수 없이 새로 하나 사는 수밖에. 이번에도 5리터 들이 작은 쓰레기통을 사기로 했다.
6년 전,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과장된 부분도 있겠으나 한 집에 쓰레기통이 방마다 있을 필요 없다는 의견엔 동의하는 바다. 나와 아이들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부엌 싱크대 앞과 남편 책상옆에만 하나씩 있을뿐. 이번에 바꾸는 쓰레기통은 그중에서 부엌에 놓고 쓰는 쓰레기통이었다.
'손을 가까이 대면 자동으로 열리는 쓰레기통'을 사자는 말에 찾아보니, 센서 달린 휴지통은 대부분 다 컸다. 작은 걸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지 겨우 찾은 몇 개 중에 하나를 골라 주문했다. 로켓배송은 아니어서 그다음 날 바로 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빨리 도착했다. 골판지 박스를 열고 그 안에 뾱뾱이 비닐로 싸인 물건을 꺼냈다. 이렇게 생겼다! 정식 이름은 '치프몰 스마트 자동 센서 휴지통'이다.
정말 작다. 전에 쓰던 것보다 입구가 넓은 대신 키는 더 작아 더 앙바틈해 보인다. 살짝 짧뚱. ㅎㅎㅎ
뚜껑을 열어보면 이런 구조다. 아래쪽은 그야말로 단순한 쓰레기통 그자체. AAA 건전지 두 개를 넣어 센서를 작동시키는데, 센서며 건전지며 전부 윗뚜껑에 달려있다.
쓰레기통 안에 비닐을 넣어 보았다. 다이소에서 파는 대형 클랜백. 문제 없이 들어간다. 살짝 크긴 하지만. 중형 백은 안 들어간다. 길이는 맞는데 입구가 안 맞는다. 쓰레기통 입구가 비닐에 비해 넓다.
5리터짜리 종량제 봉투를 넣어 보았다. 빠듯하다. 살짝 봉투를 늘려줘야 한다. 그래도 쓰는 데는 별 문제없을 것 같긴 하다.
센서가 잘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건전지를 넣고 시험삼아 쓰레기를 넣어 보았다. 마침 버릴 게 없어 종이 냅킨을 구기고, 휴지통 사용 설명서도 넣는 시늉을 해 보았다. 잘 작동된다. 하지만 얘가 감지를 한 다음 열리기 때문에, 예전에 내가 발로 페달을 밟을 때보단 살짝 느린 느낌이 없지 않다.
설명서
설명서 역시 간단하다. 아룸운 인텔리전트 인덕션 더스트빈. 지능형 유도 쓰레기통. 모델번호는 PD-6004/6003. 무게는 0.7kg, 용량은 3리터/5리터. 나는 5리터짜리를 샀으니, 6003 모델인가. 데스크톱/차량이라니. 보통 책상 위나 자동차에 비치해 두는 용도로 사용하나 보다. 아래를 보니 거실, 주방, 사무실, 방에 두고 사용한다고 한다. 사실 어디에 두든 쓰는 사람 마음이긴 하다.
크기
크기는 높이 18.5센티미터, 지름 18센티미터다. 색상은 내껀 흰색인데 카키색도 있다고 쓰여있다. 충전해서 쓰는 건 아니고 건전지 AAA를 두 개 넣어 사용한다. 센서는 적외선 센서.
작동 및 사용법
맨처음에 전원을 켤 때에는 단추를 2초 정도 길게 누르면 된다. 끌 때도 마찬가지. 일단 켜 놓으면 적외선 센서가 작동해 손을 가져다 대면 저절로 열리고 잠시 후 닫힌다. 수동으로 열려면 단추를 누르면 열린다. 이렇게 수동으로 열면 자동으로 닫히지 않는다. 닫으려면 다시 단추를 누르면 된다.
그럴리는 없지만, 깨끗이 닦겠다고 전자 회로 부분을 물로 헹구거나 닦으면 안 된다. 물기가 필요하면 물묻힌 수건을 꼭 짜서 닦으면 된다. 터치 스크린 단추에 이물질을 붙이면 안 되고, 오래 쓰지 않을 경우엔 전원 단추를 눌러 꺼두라고 한다.
가격은 17,000원. 다른 센서 휴지통에 비해 싼 편이다. 작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아주 튼튼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비슷하게 연약해 보이던 다이소 쓰레기통도 몇 년을 썼는데, 이것이라고 금방 고장 나거나 부서지지는 않을 것 같다. 앞으로 몇 달 더 써보고 후기를 덧붙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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