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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 구려병에서 탈출하는 2가지 방법

by 열매맺는나무 2025. 3. 13.

내 글 구려병에서 탈출하는 2가지 방법

내 글 구려병에서 탈출하는 2가지 방법
내 글 구려병에서 탈출하는 2가지 방법 CC@freerange

내 글 구려병. 장르 구분 없이 글 쓰는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걸리곤 하는 병이 바로 이 '내 글 구려병'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나가는 다른 글과 내 글을 비교하면서 이런 증상을 겪곤 한다. 하지만 다른 글과 비교 없이 혼자 스스로 이런 병에 걸리기도 한다. 블로거를 예로 들면, 주로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걸리기 쉽다. 다음과 같은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라는 착각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블로거 본인이 전문가란 착각을 하게 된다. 전문가가 글을 썼으니 내 글이 전문적인 글이란 것이 아니라, 전문가로서 글을 써야 하는데 내가 쓰는 글은 그렇지 못하니 자꾸 자기가 쓴 글이 함량 미달의 글로 보이는 것이다.

자기가 쓰는 글이 죄 함량 미달의 구린 글로 보이게 되면 글이 쓰기 싫어진다. 쓰다가도 접게 된다. 그러다 쓰는 걸 중단하게 된다. 하루가 되고 이틀이 되다 사흘이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한 달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린다.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내가 전문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해서 전문가는 아니다. 물론 진짜 프로 전문가가 운영하는 블로그도 있겠지만, 관심있는 분야를 전문으로 삼아 다루는 블로그가 더 많다. 블로그 글을 읽는 독자 역시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 독자들은 전문가의 해답을 기대하면서 블로그를 뒤지기보다는, 보통사람의 친근한 글에서 도움이 되는 말이나 위안, 동지 의식을 바란다. 한 마디로 뛰어난 전문성을 기대하면서 내 블로그 글을 읽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사람은 성장, 발전을 해야 한다. 블로그나 블로그 글도 그렇다. 하지만 성장과 발전도 수준에 맞아야 한다. 착각에서 깨어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글을 써 보자.

대단한 글을 써야 한다는 착각

위의 '전문가라는 착각'과도 통하는 착각인데, 어느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이젠 어느 정도 수준에 맞는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글도 길어지고, 주제도 어려워진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뭔가 자꾸 근사하고 대단한 글을 써야 할 거 같은 강박 아닌 강박을 느끼게 된다.

어제의 나, 일주일 전의 나, 한 달 전의 나와 하나 달라진 게 없는 오늘의 내가 어떤 걸작을 써낼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런 강박을 갖고 있으니 쓰는 글마다 구려보이고, 더 이상 글을 쓰는 게 보람도 없고 즐겁지도 않게 된다. 그리고 블로그는 죽어간다.

블로그를 나 혼자 두고 보는 아카이브로 활용할 수도 있으나, 보통은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게 된다. 아카이브나 일기장으로 하려면 비공개로 할 것이지, 무엇하러 공개로 발행할까. 공개발행하는 것은 글을 읽는 다른 사람도 있을 것을 상정하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더구나 경어체를 사용하거나 광고를 달아 놓은 블로그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요즘 블로그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렵거나 긴 글을 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싫어한다. 쉽고 짧은 글을 좋아한다. 술술 읽히지 않거나 두어번 스크롤해도 끝이 나지 않으면 다 읽지도 않고 나가 버린다. 그러니 대단한 글을 쓰겠다고 노력하는 이여, 그 노력은 웬만하면 헛수고가 되어 읽히지도 못하고 버려질 공산이 상당히 크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러니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쉽고 짧게 쓸지어다. 대신 재미있게는 써야 하니, 참 어려운 일이다.

착각의 이유

이런 착각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뭘까? 그건 내가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그리는 걸 그리도 즐거워하던 아이가 갑자기 그리다 말고 엎드려 씩씩 대거나 울 때가 있다. '내 그림 구려 병'에 걸린 것이다. 눈이 너무 높아져서 발전속도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너 그림 잘 그려'하고 말해줘도 으레 하는 인사치레로 들릴뿐 위안이 되지 않는다. 짜증만 난다.

내 글 구려병에서 탈출하는 2가지 방법
"짜증나, 왜 이렇게 안 되는거야! ㅜㅜ" @rawpixel

 

 

 

글도 마찬가지다.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어떤 수준, 기준이 생기고 실제 실력은 그걸 좇아가지 못하는 어떤 괴리가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이 망할 내 글 구려병에서 시원하게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마음의 짐 내려놓기

나는 한 분야의 프로페셔널한 전문가도 아니고 대단한 글을 쓸 필요도 없다.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홀가분해지는지 모른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글을 쓰자. 힘이 과하게 들어간 글만큼 읽는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것도 없다.

노래도 그렇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경연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요즘, 텔레비전 어느 채널을 틀어도 기를 쓰고 이겨보려는 노래가 태반이다. 원래 노래란 힘을 빼고 말하듯 부르는 게 정석 아닌가. 편하게 들을 노래를 찾기 어렵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에는 소리가 없지만, 귀가 시끄러운 대신 마음속이 그리고 정신이 시끄러워질 수 있다.

자꾸 쓰기

마음을 내려놨으면 이제 써야 한다. 자꾸 써야 한다. 수학에는 왕도가 없다지만, 어디 수학만 그런가.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그저 써야 한다. 내 글 구려병으로 글쓰기 습관을 잃었으니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글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사용했던 방법은 매일 15분 글쓰기였다. 언제 어디서든 15분은 꼭 글을 쓰는 것이다. 내가 비록 고양이는 아니지만 키보드로 우다다를 시전하다보면 정말 후련해진다.

그런데, 자꾸 쓰는 건 그렇다치고, 대체 뭘 어떻게 써야 할까. 처음 습관 들일 때 사용했던 방법이 있다. 지우개, 자명종, 만년필... 주변 사물부터 쓴다. 쓰되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사실은 의식의 흐름대로겠지만) 쓰는 것이다. 사물의 겉으로 드러난 걸 묘사하다 보면, 어느새 거기 얽힌 추억을 쓰게 되고 또 현재의 의미가 줄줄 뒤따라 나온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15분은 훌쩍 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매일 쓰다보면 다시 글 쓰는 게 힘들지 않고 다시 재미있어지게 된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될 것이다. 일단 이렇게 되면 블로그 글쓰기로 그 효과가 옮겨가는 건 문제도 아니다. 일단 한 번 해 보시라. 속는 셈 치고. 효과는 내가 보장한다.

내 글 구려병에서 탈출하는 2가지 방법
매일 15분, 손이 가는 대로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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