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걷기

지난 화요일. 볕도 그리 뜨거운 것 같지 않아 오래간만에 물가를 따라 걷기로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홍제천-한강 코스. 이 코스는 산과는 달리  평지라 오르내리는 것으로 힘들지는 않다. 그대신 바람이 심하다거나 볕이 뜨거운 날은 괴롭다. 하지만 홍제천은 줄곧 그늘이 져있어 여름에도 뜨거운 햇살을 피해 걸을 수 있다. 바로 고가도로 때문. 보기에는 흉물스럽기도 하지만 이렇게 걸을 때면 기특하기도 한 구조물이다. 






오리들의 식사시간. 




최대한 당겨서 찍어 보았다. 3GS때와는 달리 사진이 많이 깨져보이지는 않는다. 많이 좋아졌다. 




강아지풀, 코스모스, 들국화, 과꽃... 그리고 이름모를 여러 들꽃들이 둑방 가득 피어 걷는 내내 기분 좋다. 




홍제천과 응암천이 만나는 곳. 이 아래 청둥오리며 원앙들이 많이 쉬고 있다. 그 아이들도 그늘을 찾는 것일까. 아니면 두 물이 만나는 곳이라 먹이 찾기 좋은 요지인 것일까. 멀리 상암구장이 보인다. 




한강과 만나는 곳이다. 앞에 큰 물이 한강. 왼쪽으로 빨간색 성산대교가 보인다. 버드나무가 있는 오른쪽은 난지공원 방향이고 다리를 지나 왼쪽은 망원지구다. 아래쪽엔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성산대교. 강남에서 강북동네로 들어가려면 참 얄궂은 입구. 실패해서 강변도로로 갔다거나 도로 성산대교 타게 되어버렸다는 이야기 종종 듣게 되는 다리. 이 독특한 아치는 서울올림픽 문화포스터로 유명한 김교만 선생님 작품이다.  




역시 드라마나 영화에 많이 나오던 벤치. 우리도 이 벤치에 앉아 보았다.


 


강을 따라가다 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낚시나 수영을 금지하는 안내문. 이 안내문은 그중 가장 센스있고 귀여운 것이었다. 인어공주도 못 들어 오는 곳. 넌 절대 안돼! 

 



성산대교를 지나 서강대교 쪽으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쉼터들. 새로 만들어진 것 같지 않고 오래된 그늘 같은 느낌이 좋다. 




이제 서강대교가 보인다. 빗방울이 똑똑 떨어지기 시작한다. 마포대교까지 걷기로 한 계획을 수정해 서강대교에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때만 해도 서강대교가 보행자에게 어떤 곳인지 몰랐길래 가능했던 결정이었다. 전에도 아현동에서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땐 이렇게 위험을 느끼지는 못했었다. 서강대교에서 합정동으로 걸어나가려면 운전할 때와는 또다른 짜릿함을 느끼게 된다. 횡단보도 때문이다. 내가 차를 확인할 수도 없고 운전자들도 내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그런 곳에 횡단보도가 위치해있다. 그저 짐작만으로 냅다 달려야 한다. 서바이벌 게임인가. 이런 횡단보도를 세 군데나 통과해야 미션 완수.  


 


첫번째 횡단보도를 건너고 난 다음 돌아보며 찍은 사진. 


몸을 앞으로 돌려 찍은 사진. 새로 지은 건물 메세나 폴리스가 보이고 강변북로 진입을 알리는 표지판도 보인다. 하지만 횡단보도가 있다거나 보행자를 조심하라는 안내판은 하나도 없다. 이후로도 두 번을 더 건너야 하는데. 운전자는 우회전 하기 위해 속도를 살짝 줄이겠지만 보행자를 피할 수는 없는 속도다. 하지만 자주 다니는 운전자가 아니고서는 그곳에 횡단보도가 있다거나 사람이 건너는 것을 눈치챌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 보행자는 목숨을 걸고 뛰어야 한다. 보행자와 자전거 타는 사람이 행복한 길, 적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하여간 걸어서 서강대교 건너는 것은 정말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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