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6 동네에서 만난 고양이 동네에서 만난 고양이 길을 걷다 고양이를 만났다. 두세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겨울을 맞아 빵빵하게 털찐 모습이었다. 함부로 찍지 말라는 듯 노려보는 눈초리가 귀엽다. 이제 곧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갈 텐데. 저 솜뭉치 같은 발은 시리지 않을까. 같은 길고양이라도 이렇게 팔자 좋은 고양이도 있는데. 하하하님이 돌보는 길고양이는 자유와 돌봄을 함께 누리니, 집고양이 보다 나은 신세인가. 2021. 12. 13. 미용실에서 만난 고양이 예쁜이 미용실에서 만난 고양이 예쁜이 한참 동안 자르지 않은 머리를 손보러 미용실을 들렀다. 큰길에 있어 오며 가며 자주 봐오던 곳인데, '남자 커트 9,900원'이라고 쓰여있는 간판이 눈에 띄는 집이다. 입구는 1층에 있지만, 매장은 계단을 올라가 2층에 있었다. 오자마자 도도도도 달려 나오는 아이가 있었는데, 바로 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었다. 이렇게 딴전을 피우고 있다가 문이 열리기만 하면 날듯이 달려나가 손님을 맞이한다. 요렇게 계단을 향해 앉아 들어오는 손님을 바라보는 것이, 꼭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만 같다. "얘야, 누굴 기다리니?" 혹시 다른 손님 고양이인가 싶어 물어보니, 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라고 한다. 이름은 예쁜이. 남자 손님들을 좋아하는지 새로운 손님마다 찾아가 발끝에 뽀뽀를.. 2021. 2. 13. 우리동네 길고양이 친구들 길을 걷다보면 자주 마주치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동네 길고양이 친구들. 달리 부를 이름이 없다. 내가 혼자 붙여준 이름은 있다. 고등어와 스카치. 둘 다 털 빛과 무늬 때문이다. 고등어처럼 등쪽에만 줄무늬가 있고 배부분은 하얀 녀석은 고등어. 어쩐지 스카치 위스키 혹은 버터 스카치 캔디 같은 빛깔을 한 아이는 스카치다. 또 하나는 마치 오페라의 유령처럼 까만 가면을 썼다. 입주변과 발만 양말을 신은 것처럼 하얗다. 얘는 검둥이. 아무래도 작명 실력은 꽝인 것 같다. 바깥 생활을 하는 이런 길고양이들은 일년에 한 번이라도 목욕할 일이 없을텐데, 어쩜 그렇게 흰 털을 잘 유지할까. 그루밍만으로 가능한 일일까. 가끔 즐겨보는 haha ha란 유튜브 채널이 있다. 영양상태가 좋아 그런지 털이 다 보들보들해 보인.. 2020. 5. 18. '개진지'를 아세요?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개진지'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보통 '개진지'라고 하면 '개+진지=정말 진지함'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탈리아 말로 개(che 케)는 '정말, 아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che bello, che buona. 우리말로 하면 개 멋져, 개 맛있어가 되는 셈이니 재미있죠? '개진지'를 아세요? 그런데, 오늘 발견한 '개진지'는 그런 진지가 아닙니다. 어르신들이 잡숫는 밥을 가리키는 진지입니다. '집사가 반려견님에게 바치는 진지'인 거죠. 어떻게 사람은커녕 개에게 진지라는 말을 쓰자는 발상을 했을까요? 옛날 어른들이 보셨으면 '예끼!' 하고 역정 내셨을 것만 같습니다. ㅎㅎ 농담이 아닙니다. 닭고기로 유명한 하림에서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 - 개진지 박스'라는 이.. 2020. 5. 17. 고양이 드로잉 - 아이 눈에 비친 나 고양이 드로잉 - 아이 눈에 비친 나 큰 애가 어렸을 때, 엄마를 그려주겠다며 쓱쓱 그린 그림이 있다. 맥북 프로를 두들기는 삼색 고양이. 아이의 눈에 엄마인 나는 이런 모습이었던가 보다. 책과 커피를 바탕으로 늘 컴퓨터 앞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 우리 엄마의 모습은.... 늘 뭔가를 만들고 있던 모습. 혼자 우리를 위해 기도하던 모습. 함께 울고 웃던 모습. 그립다. 2020. 5. 8. 은으로 만든 오리 은으로 만든 오리 거실 피아노 위에 새 식구가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바로 새로 도전하여 만든 오리씨! 순은을 망치로 두들겨 터치를 준 다음 실톱으로 잘라 오리 몸체를 만들었습니다. 발과 부리는 황동이구요, 반짝이는 눈은 적동 리벳이에요. 마무리는 부드러운 수세미에 돌가루를 뭍혀 문지르고, 가장자리만 광쇠질 했습니다. 몸집에 비해 너무나 커보이는 알(?)을 낳은 오리아줌마를 노리는 야옹군! 2008. 8.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