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 이야기/걷기 & 여행101

도산공원 도산공원바람이 몹시 불던 날. 하지만 아직 추워지기 전. 11월의 어느 날. 도산공원을 걸었다. 근처에 살면서도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는데, 멀리 이사간 다음에서야 가봤다. 집 앞엔 잘 안 가게 되는 거. 다들 그렇지 않나? 난 사실 아직도 남산 타워에 한 번도 올라가 본 적 없고, 한강 유람선도 타보지 못했다. 엄마가 그러셨지. 서울 촌년이라고. ㅎㅎㅎ  익숙한, 하지만 많이 변해버리긴 한 골목길을 걷다보니 도산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공원에 도착한 역사적인 순간이니, 입구부터 사진 한 방 찍고 시작하자. 왠지 모르게 윤봉길 의사를 모신 상하이 홍구공원이 생각나는 분위기다.   도산공원. 이름 그대로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기념하기 위한 공원이다. 배치도를 보니 기념관과 묘소가 있다. .. 2024. 12. 3.
붉은 단풍 - 이화여자대학교 붉은 단풍 - 이화여자대학교요즘은 아침 이른 시간에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며칠 날이 추웠을 때 집에만 있다 보니 확실히 몸이 둔하고 늘어지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활기가 없고 계속 늘어지게 된다. 답답해서 그래도 춥지 않을 때 부지런히 나가자 마음먹고 있다.  이른 아침에 걸으면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유혹이 적다는 점이다. 카페도 빵집도 음식점도 문을 연 집이 얼마 없다. 문구점도 서점도 문을 안 연다.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들어가 쓸데 없는 소비를 할 기회가 확실히 줄어든다. 오전에 나가면 점심때가 겹치고, 오후에 나가면 간식시간이 겹친다. 하지만 아침 먹고 바로 나서면 그렇지 않다. 바깥 음식을 먹지 않으면 확실히 몸무게가 줄어든다. 허리 둘레도 줄어든다. 그렇게 오늘 나서서 걸은 곳은 이화.. 2024. 11. 21.
겨울 저녁 명동 걷기 - 신세계, 롯데 성탄장식 겨울 저녁 명동 걷기 - 신세계, 롯데 성탄장식아직은 날이 그리 춥지 않았던 어느 날 저녁. 명동을 걸었다.  시청역 6번 출구에서 시작해 서울 광장을 가로질러 무교동 쪽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러면 롯데호텔의 성탄 장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프레지던트 호텔 앞으로 걸어도 되는데, 그렇게 걸으면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렇게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롯데호텔 성탄장식을 우로 봐 자세로 보면서 앞으로 직진. 하나은행 앞에 이르렀다. 횡단보도 앞에서 하늘을 본다. 분명 하늘엔 가을이 아직 가득하다. 하지만 땅을 보면 겨울을 재촉하는 성탄 장식으로 이미 겨울이 온 것 같다.하늘엔 영광이요 땅엔 평화라고 했는데, 어째 땅의 사람들은 평화보다는 마케팅에 관심이 더 많은.. 2024. 11. 19.
이촌 한강공원 걷기 이촌 한강공원 걷기며칠 전. 아직 날이 따뜻했던 오후. 큰애와 함께 이촌 한강공원을 걸었다. 이촌역에서 나와 길을 건너 세븐일레븐에서 물을 한 통 사 가지고 한강 공원으로 내려갔다. 강 쪽으로 나오자 막 지려고 하는 해가 수면에 비치고 있었다. 며칠 지났다고 지난번 불광천에서 한강을 걸었을 때보다 해가 더 빨리 기우는 것 같았다.  해가 떨어지기 직전.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것처럼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게 이글거리는 태양이 눈부셨다. 사진으로 보기엔 어두워 보이지만. 그땐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이젠 많이 휑해진 미루나무 가지 사이, 뜨거운 덩이가 불타고 있었다. 아이폰 14로는 차마 다 담기지 않는 멋짐!  월드컵 공원쪽보다 이쪽 이촌 지구가 더 인적이 드물고 한적했다. 다들 저녁 준비하러 집에.. 2024. 11. 13.
11월의 불광천-한강 산책 11월의 불광천-한강 산책지난 주말 오후. 큰애와 함께 불광천-한강을 걷다 왔다. 원래는 반포대교 쪽으로 가려했는데, 버스를 타려고 하니 시위 때문에 시내 쪽으로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려 불광천으로 향했다. 성산아파트에서 내려 불광천을 따라 걸었다. 눈앞을 찔러오는 햇빛에 눈이 부셨다. 모자를 쓰지 않았다면 정말 걷기 힘들뻔했다.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 천변으로 내려가 한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걸었다. 좁은 천변을 걷다 갑자기 시야가 툭 터지면서 넓은 강변이 눈앞에 드러났다. 천변과 강변은 물냄새가 다르다. 강물 냄새가 좀 더 진하다. 이곳은 홍제천과 불광천, 그리고 한강이 만나는 곳이다. 개천이 모여 모여 강물이 되고, 강물은 흘러 흘러 바다로 간다.  가끔 오는 나로서는.. 2024. 11. 13.
남산 둘레길 산책 + 스위시 초밥 & 우동 남산 둘레길 산책 + 스위시 초밥 & 우동10월 초. 아직은 여름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날씨. 아침을 먹고 집에서 할 일을 모두 마친 다음, 우리는 산책을 나섰다. 좀 멀리 나가 걷기로 한 곳은 남산. 작년 봄에 가고 이번에 처음 가니 일 년 하고도 반이란 시간이 흐른 셈이다. 서울역 서쪽, 옛날 서울역 고가도로였던 서울로 7017을 걸었다. 퇴계로와 소월로가 마주치는 곳에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이걸 타고 올라가면 남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육교를 건널 수 있다. 그렇게 얼마 걷지 않아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도서관과 하이얏트 호텔이 나오는 남쪽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케이블카, 필동 쪽으로 가는 북쪽 길이다. 아직 볕이 뜨거웠기 때문에 우리는 뜨거운 남쪽 길을 피해 북쪽 길을 택했다.  걷다 .. 2024. 10. 15.
안산 유니스의 정원, 식물원? 레스토랑? 카페? 과연 그 정체는? 안산 유니스의 정원, 식물원?  레스토랑? 카페? 과연 그 정체는?의왕 둥지톳밥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달렸다. 백운호수도 지나고 한참을 이리저리 농로를 통과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은 바로 유니스의 가든이란 곳이었다.   차로 올 때까지만 해도 분명 주변이 온통 농지였는데, 차를 세우고 보니 숲 속이다. 아니, 자세히 보니 온갖 수목과 화초로 가꿔진 농원? 어쩌면 수목원으로도 보였다. 그런데 또 입구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강렬한 붉은색 건물이 위용을 자랑한다. 이 건물은 레스토랑이란다. 중간에 난 입구로 한참을 걸어 들어갔다. 봉평 허브나라나 춘천 제이드 가든이 생각나는 분위기다.  길 위로 ‘I:PUL GARDEN’이라는 표시도 보인다. 유니스의 정원이라고 들었는데, 이건 예전 이름인가? .. 2024. 9. 20.
추석날 돌아본 덕수궁, 더웠지만 날씨는 대박이었어 추석날 돌아본 덕수궁, 더웠지만 날씨는 대박이었어어제. 추석 당일. 아침 먹고 더워지기 전에 좀 걷자고 집을 나섰다. 발걸음은 덕수궁으로 향했다. 가는 길엔 편의점에 들러 생수도 한 병 샀다. 덕수궁 연못 근처 카페를 즐겨 가곤 하지만, 혹시나 명절이라 카페 영업은 안 할 수도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었다. 입구에 도착해 보니, 추석날은 고궁 입장이 무료. 요즘은 전철 패스 찍듯 그냥 카드로 찍고 들어가 편리했지만, 아예 돈을 낼 필요가 없으니 편리에 이어 작은 횡재를 한 기분. ㅎㅎㅎ  덕수궁 연못 앞 카페덕수궁의 입구인 대한문을 지나 바로 오른쪽으로 작은 연못이 있는데, 노랑어리연꽃이 한창이다. 이 연못 앞에 기념품 가게를 겸한 카페가 있다. 이 카페 이름은 바로 ‘사랑’. 생각한다는 의미의 사랑인지, .. 2024.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