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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이야기/걷기 & 여행101

와우산, 홍대 뒷길산책 ​ ​ 홍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홍대'를 생각할 때 미대를 떠올리고 그 다음으로는 클럽으로 대표되는 밤 문화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근처에 이모네 집이 있었던 내게 홍대란 내내 달리고 뛰어 놀던 옥수수 밭과 산등성이, 서강초등학교 뒤에 뚫린 으스스한 방공호를 생각하게 되는 시골이나 다름없는 그런 추억 어린 동네다. 지금도 홍대 뒤쪽 와우 공원 근처로 가면 그런 옛날 냄새가 나는 자취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 서강 어린이 공원이다. 아래쪽엔 놀이기구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고, 내가 서 있는 위쪽에는 어른들을 위한 체육기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 ​ 계단을 보니 어렴풋이 떠오르는 영상들. 돌고래 같은 소리를 내며 앞 서거니 뒤 서거니 달리는 어릴 적 사촌들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2014. 8. 29.
홍릉 수목원 홍릉 수목원 지난 주말 산책 코스는 홍릉이었다. 고대 전철역에서 내려 조금 걸어도 되고 버스로 한 정거장을 더 타고 가도 된다. 생각보다 걸어도 얼마 되지 않는 짧은 거리다. 개장이 아침 10시니 일찍 가 봐야 소용 없다. 도착한 것은 생각보다 조금 늦어 10시 반. 아침부터 해가 뜨거워 조금 걱정스럽긴 하다. 정문을 새로 만들었나 보다. 기억과 많이 다르네... 해가 뜨거워 곧게 뻗은 큰 길로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난 좁은 숲길로 접어들었다. 숲에서는 볕을 가릴 양산도 모자도 선글라스도 필요 없다. 나무로 된 천연 지붕이 빛을 알맞게 통과 시켜준다. 홍릉 숲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수목원중 하나로 국립산림과학원이라는 연구하는 곳이다. 따라서 월요일 부터 금요일 까지는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고 토요일.. 2014. 6. 2.
북한산 둘레길 2 -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 북한산 둘레길 2 - 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름길 북한산 둘레길. 정겹다. 북한산을 빙 두르는 이 길 이름을 들으면 반사적으로 제주 올레길이 생각나고 저 멀리 바다 건너 산티아고 순례길이 생각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중에 알고 보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뒤 그것에서 힌트를 얻어 올레길을 만들고, 또 올레길에서 영감을 받아 둘레길을 만들었단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길 시리즈, 정신적 자손인 셈일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이번 북한산 둘레길의 짧은 여행은 덕성여대 입구 맞은편 솔밭근린공원에서 뻗어나간 소나무숲길부터 시작된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로 나와 153번 버스를 타고 덕성여대 앞에서 내리면 우뚝 솟은 기둥이 이곳이 덕성여자대학교 입구임을 알린다. 횡단보도를 건너자 마자 보이는 북한산.. 2014. 5. 24.
안산-사천교 산책 연대, 혹은 이대 뒷산이라고 불리는 안산. 안산은 북한산에서 인왕산으로 내려와 안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 강건너 관악산과 마주보고 있다. 북한산에서 부는 바람은 이 산을 타고 내려와 공덕동으로 흘러든다. 이 산 골짜기를 따라 흘러 모이는 개천이 홍제천이고, 이 홍제천은 사천교를 지나 불광천과 만나서 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산과 바람과 물이 흘러 모이고 흩어지는 이 서울의 서쪽 동네. 역사도 오래고 이야기도 많다. 아름답기도 무척 아름답다. 대전에서 보낸 4년을 빼놓고는 결혼해서 줄곧 이 언저리에서 지냈고 그만큼 정도 많이 들었다. 결혼하기 전에 살던 강남은 아무리 번화했다 해도 서울스런 모습은 아니다. 서울스러운 곳은 역시 강북. 그중에서도 북촌과 서촌, 그리고 이쪽인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대 정문에서.. 2014. 5. 22.
노고산 아침산책 노고산 아침 산책밤새, 그리고 이른 아침까지 비가 내렸다. 바람은 좀 불었지만 깨끗해진 공기를 놓치기 싫어, 아침 산책을 나섰다. 오늘 향한 곳은 자주 가던 안산이 아니라 노고산. 이화여대 역에서 숭문중고등학교 쪽으로 쭉 내려가다 신협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제법 오래된 주택가가 나온다. 비탈길을 걷다 거북이 고시원을 끼고 왼쪽으로 꺾어져 계속 올라간다. 오른쪽 위로 숲이 보인다. '이제 입구가 나올 만 한데...' 하는 타이밍에 느닷없이 나타나는 파란 철벽. 그 앞엔 마치 그곳이 주차장인 양 차들이 줄을 서 있다. 틈을 비집고 들어가 보면 '식수원 시설(배수지)가 있는 곳이므로 용무 없는 사람은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과 '사유지이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6시 반부터 10시 까지 개방한다'.. 2014. 5. 12.
여의도 꽃구경 3월의 꽃소식은 92년만 이라던가.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라던가. 오늘도 미세 먼지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상황이 좀 덜 나쁠 때 꽃길을 걸어보자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젊은 커플, 나이든 커플, 친구들, 가족들... 주말 같지는 않았지만, 월요일 아침 치고는 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이었던지 길에 나와있었다. 언뜻 보면 홍매화처럼 보이는 이 꽃은 명자(산당화)다. 돌아가신 우리 막내 이모랑 같은 이름을 가졌다.여기 새 한 마리만 가져다 놓으면 딱 화투장에 그려진 그림처럼 보일 것만 같다. 내 눈엔 그리도 매화처럼 보인다. 빨간 명자에 내가 질소냐, 노오란 개나리도 한창이다. 탐스런 꽃송이가 화사함을 넘어 볼륨감 까지 선사한다. 빨간 머리 앤에서 앤은 창 밖에 보이는 벚나무를 보고.. 2014. 3. 31.
푸른 하늘이 반갑다!- 선유도공원 선유도공원 가는 길목에선 강물도 눈부시게 반짝였다. 파란 하늘은 얼마나 오래간만인지! 하늘은 정말 맑았다. 미세먼지, 네 덕분에 푸른 하늘이 얼마나 아름답고, 깨끗한 공기가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되었구나. 줄지어 늘어선 나무들이 벤치와 함께 아름답다. 마른 듯 빳빳한 가지에 움 트고 돋아난 연두빛 새 잎! 아, 이제 봄이 오나 보다. 2013/11/05 - [일상/뚜벅뚜벅 짧은여행] - 11월의 선유도공원 2014. 3. 3.
산책 월요일, 화요일 모두 비가 오고 다음 주는 비소식이 잦다는 예보에 '오늘은 꼭 걸어야 겠어!' 작정을 하고 집을 나섰다. 사진은 이화여대 기숙사 한우리집을 거쳐 팔복동산을 지나 금화터널쪽을 향하는 길이다. 저 멀리 길 끝에 안산이 보인다. 이렇게 보니 신촌이 아니라 시골 길 처럼 보인다. 금화터널 위를 지나면 봉원사가 나온다. 여기서 서쪽으로 계속 가다 보면 새로 만들어진 자락길이 나타난다. 산을 다니는 사람들로서는 산을 망쳐 놓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걷기 힘든 장애인이나 어린 아이, 노약자들이 운동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모시고 집을 나서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사진 길이 험한 산길로, 작은 돌부리가 엄청난 장애물로 느껴진다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먼 곳을 여행하기도, .. 2014.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