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142 냉 오이소바 냉 오이소바 요 며칠 무척 덥다. 그래서 그런지 밥도 먹기 싫고(이럴 수가!) 입맛이 없으니 불 앞에 서기도 싫어진다. 오늘 점심도 이궁리 저궁리 하다 꾀를 낸 메뉴가 바로 이 냉 오이소바다. 익힐 것이라고는 메밀국수 삶아내는 것 뿐이니 그렇게 덥지도 않고 간단해, 더운 여름 시원하게 먹기에 딱 좋은 음식이다. 재료 메밀국수 오이 조선간장, 쯔유(없어도 된다), 파, 마늘, 매실청(없으면 올리고당이나 설탕), 김, 찬물 방법 오이를 채쳐 조선간장, 파, 마늘에 무쳐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한다. 메밀국수를 삶아 헹궈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찬물에 쯔유를 섞어 간을 맞춘다. (오이에 간을 했기 때문에 조금 싱겁게 해야 한다.) 그릇에 국수를 담고 오이를 얹은 뒤 국물을 붓는다.(국수장국처럼 많이 하지 않고 .. 2014. 5. 30. 북한산 둘레길 2 -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 북한산 둘레길 2 - 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름길 북한산 둘레길. 정겹다. 북한산을 빙 두르는 이 길 이름을 들으면 반사적으로 제주 올레길이 생각나고 저 멀리 바다 건너 산티아고 순례길이 생각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중에 알고 보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뒤 그것에서 힌트를 얻어 올레길을 만들고, 또 올레길에서 영감을 받아 둘레길을 만들었단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길 시리즈, 정신적 자손인 셈일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이번 북한산 둘레길의 짧은 여행은 덕성여대 입구 맞은편 솔밭근린공원에서 뻗어나간 소나무숲길부터 시작된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로 나와 153번 버스를 타고 덕성여대 앞에서 내리면 우뚝 솟은 기둥이 이곳이 덕성여자대학교 입구임을 알린다. 횡단보도를 건너자 마자 보이는 북한산.. 2014. 5. 24. 소만(小滿) 어제는 소만(小滿). 보리가 익어가고 모내기를 시작한다는 여름의 두 번째 절기였다. 보리를 거둬들이고 즐기는 오월 단오가 오려면 한 달은 남은 때. 즉, 서민들은 보릿고개로 고생하던 시기였다는 것. 어느새 보릿고개는 잊혀져 옛날 이야기에나 나오는 것이 되었고, 가정의 날 둘이 하나된다는 부부의 날로 일컬어지게 되었다. 그나저나 날이 너무 가물다. 오늘 아침엔 비가 너무 오지 않아, 임진강에 바닷물이 유입되어 염분농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파주지역에서는 모내기 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오기에 이르렀다. 산에 가 봐도 골짜기마다 바싹 말라 물기가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산에 가면 물 흐르는 소리가 졸졸졸 듣기 좋고 보기도 좋았는데 요즘은 날이 갈 수록 봄 가뭄이 심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보기 좋은 것은.. 2014. 5. 22. 안산-사천교 산책 연대, 혹은 이대 뒷산이라고 불리는 안산. 안산은 북한산에서 인왕산으로 내려와 안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 강건너 관악산과 마주보고 있다. 북한산에서 부는 바람은 이 산을 타고 내려와 공덕동으로 흘러든다. 이 산 골짜기를 따라 흘러 모이는 개천이 홍제천이고, 이 홍제천은 사천교를 지나 불광천과 만나서 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산과 바람과 물이 흘러 모이고 흩어지는 이 서울의 서쪽 동네. 역사도 오래고 이야기도 많다. 아름답기도 무척 아름답다. 대전에서 보낸 4년을 빼놓고는 결혼해서 줄곧 이 언저리에서 지냈고 그만큼 정도 많이 들었다. 결혼하기 전에 살던 강남은 아무리 번화했다 해도 서울스런 모습은 아니다. 서울스러운 곳은 역시 강북. 그중에서도 북촌과 서촌, 그리고 이쪽인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대 정문에서.. 2014. 5. 22. 노고산 아침산책 노고산 아침 산책밤새, 그리고 이른 아침까지 비가 내렸다. 바람은 좀 불었지만 깨끗해진 공기를 놓치기 싫어, 아침 산책을 나섰다. 오늘 향한 곳은 자주 가던 안산이 아니라 노고산. 이화여대 역에서 숭문중고등학교 쪽으로 쭉 내려가다 신협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제법 오래된 주택가가 나온다. 비탈길을 걷다 거북이 고시원을 끼고 왼쪽으로 꺾어져 계속 올라간다. 오른쪽 위로 숲이 보인다. '이제 입구가 나올 만 한데...' 하는 타이밍에 느닷없이 나타나는 파란 철벽. 그 앞엔 마치 그곳이 주차장인 양 차들이 줄을 서 있다. 틈을 비집고 들어가 보면 '식수원 시설(배수지)가 있는 곳이므로 용무 없는 사람은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과 '사유지이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6시 반부터 10시 까지 개방한다'.. 2014. 5. 12. 아이들에게 숨 쉴 여유를 주자 아이들에게 숨 쉴 여유를 주자 어린 시절을 돌아보자. 이야기 거리가 샘솟는다. 그때가 일생중 자연에 가장 가까운 시절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아이들은 참 안됐다. 폭신한 흙땅 한 번 밟아볼 일 없이 하루를 보내니 말이다. 흙장난 한 번 할 시간 없이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바란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서 자연도 뺏고 시간도 뺏고 꿈도 빼앗았다. 대신 자신의 욕심을 꿈인듯 포장해 주입하고 채찍질한다. 꿈조차 꾸지 못하는 아이들은 하고싶은 것도 없다. '넌 그저 공부만 해. 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 해 줄께'하며 키운 아이들은 늘 수동적이다. 스스로 할 줄 모르고 짜증과 권태, 욕구만 늘어간다. 마음의 나이가 젖먹이 상태에 머문다. 젖먹이 아이가 세상을 헤쳐나갈 수.. 2014. 4. 14. 가족, 당신들이 최고의 선물! 어제 저녁, 화장품을 선물 받았건만 오늘 점심때 가까이 되어 갑작스런 서방님의 호출을 받고 나가 대접 받은 냉면. 생일음식은 역시 뭐니뭐니 해도 국수라나? 사진으로 다시 봐도 또 먹고 싶다. ㅎㅎ 앞에 보이는 동그란 과자는 피칸 타르트. 위에 깍뚝썰기로 올라간 것은 초콜릿.큰 애가 선물한 스벅 카드로 맛나게 먹었다.그 뒤엔 헤이즐넛 마끼아또. 달디 단 마끼아또 종류는 내 돈주고는 절대 사먹지 않지만, 생일이라고 벌다방에서 보내준 쿠폰을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없애긴 아깝지 않은가? ㅎㅎ 내가 은근 바랐던 선물은 아이폰과 연결할 블루투스 키보드였으나 아무도 그걸 콕 집어 선물한 식구는 없었다. 하지만 뭐 어떤가. 이렇게 저렇게 챙겨주고 내 기운 북돋아 주는 사랑하는 당신들이 있는데. 내 가족 여러분, 당신들이.. 2014. 4. 2. 여의도 꽃구경 3월의 꽃소식은 92년만 이라던가.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라던가. 오늘도 미세 먼지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상황이 좀 덜 나쁠 때 꽃길을 걸어보자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젊은 커플, 나이든 커플, 친구들, 가족들... 주말 같지는 않았지만, 월요일 아침 치고는 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이었던지 길에 나와있었다. 언뜻 보면 홍매화처럼 보이는 이 꽃은 명자(산당화)다. 돌아가신 우리 막내 이모랑 같은 이름을 가졌다.여기 새 한 마리만 가져다 놓으면 딱 화투장에 그려진 그림처럼 보일 것만 같다. 내 눈엔 그리도 매화처럼 보인다. 빨간 명자에 내가 질소냐, 노오란 개나리도 한창이다. 탐스런 꽃송이가 화사함을 넘어 볼륨감 까지 선사한다. 빨간 머리 앤에서 앤은 창 밖에 보이는 벚나무를 보고.. 2014. 3. 31.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