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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이야기/일기369

일할 때 필요한 것 노트북을 열고 글쓰기 프로그램을 켠다. 텀블러에 담아 놓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살 것 같다. 커피는 이미 식어 미지근해졌지만, 그래도 좋다. 발치에 둔 전기난로가 따끈하니 더 좋다. 다시 한 모금 마신다. 연료가 다 떨어져가던 차에 기름을 넣은 것 처럼, 아님 배터리 간당간당하던 스마트 폰에 충전기를 연결한 것 같이 반짝하는 느낌이다. 여유로운 것이 이제 글도 술술 풀릴 것 같다. 실제 앞으로 술술 풀리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더라도 그런 기분이 든다. 왜 그럴까? [pixabay이미지] 일의 종류일은 닥쳐야 후다닥 되는 일이 있고 여유를 두고 느긋해야 하는 일이 있다. 청소나 설거지 같은 일들은 그때그때 해도 기분 좋지만 시간이 촉박하다고 안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없을 때 원래 초능력이라도 갖.. 2014. 12. 22.
겨울, 이틀밖에 남지 않았어 아침부터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꽤 많은 비였다. 비가 내린 바닥에는 노랑으로 빨강으로 만발한 가을 꽃. 꽃집 앞 포인세티아 화분을 보니 크리스마스가 곧 오겠구나. 그러고 보니 겨울, 이제 이틀 밖에 남지 않았어. 2014. 11. 28.
에스프레소 ​ ​아침에도 샷이 세 개나 들어간 아이스 라떼를 마셔놓고 저녁 먹은 뒤 모카포트로 또 내려마셨다. 그럴리는 없지만 혹시나 해 남편과 반씩 나눴지만 역시나 상관없이 잠이 오려한다. 얼마나 오래전에 받았는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묵은 포트. 전문점에서 내린 것과 같은 맛은 아니지만 종종 이용해봐야 겠다. 2014. 11. 20.
첫 눈 지난 금요일. 첫 눈이 왔다. 이른 아침, 오는 지도 모르게 살짝 다녀간 첫 눈. 지붕에만 그 흔적을 남겨 놓았다. 2014. 11. 16.
가을이 살금살금 낮엔 27도나 될 정도로 뜨거운 볕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에 실려 온 것일까? 가을은 어느새 이렇게 살금살금 우리 곁에 와 있었다. 그 증거가 바로 저기 발갛게 익어가는 감덩이. 나뭇잎 새로 비치는 햇살은 아름답다. 아무것도 아닌 스마트폰 렌즈에도 기적처럼 잡혀준다. 이름 모를 들풀은 산 허리 가득하다. 비가 오지 않아 바짝 마른 수로를 흰 꽃무더기가 지킨다. 아직은 온통 희고 푸른 산. 머지 않아 온통 붉고 누른 빛으로 물들겠지. 그 때 되면 서리 꽃 찾아 아침 일찍 서둘러봐야지. 2014. 10. 12.
아침 ​​여섯시 이십 분쯤 되었을까? 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저기 동쪽에서부터 해가 올라온다. 마치 고개 너머에서 길을 따라 달려오는 것만 같다. 버스 정류장 건너편, 못 보던 음식점이 새로 생겼다. 매운 고추장 음식점이라니 호기심은 생기지만 매운 음식은 잘 먹지 못하니 생전 가볼 일은 없을 듯. 조금 아쉽네. 2014. 9. 22.
노을 ​ 마른 장마 뒤 제법 비가 내리더니, 요즘은 또 줄곧 맑은 하늘. 눈이 부시다. 아침이면 나팔꽃, 저녁이면 환상의 노을... 2014. 9. 12.
해태 ​ 박물관 앞에 서 있는 해태 한 쌍의 뒤태. 무섭게 보이고자 만든 해태인데 귀여운 앞 모습도 재미있고, 동글동글 볼륨감 있는 뒷 모습도 귀엽다. 마치 '오늘은 누가 지나가나...' 구경하는 것 처럼 바라보는 모습이 무척이나 친근하다. 어렸을 적, 누군가로부터 받은 선물 상자에 '해태'라고 커다랗게 써 있는 것을 보고 과자인줄로만 알고 가슴 두근거리며 기대했다가 마른 김 세트가 나오는 바람에 급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 김을 가지고 참기름 발라 소금뿌려 구워도 먹고, 김밥도 싸 먹고, 달짝 짭조롬한 '맛김'이란 것도 과자 대신 들고 다니며 맛있게 냠냠 먹기는 했지만, 과자로 기대했다가 그야말로 김 새버린 그 실망감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디서 잘못 입력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난 '해태'를 생.. 2014.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