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 이야기/일기368

북 저널 쓰기 북 저널 (Book Journal)쓰기 요즘은 북 저널을 쓰고 있습니다. 북 저널. book journal이라고 영어를 빌려와 말해봤자 실상은 독서기록일 뿐 별다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독서기록'이라고 검색을 하면 학생부, 입학사정관 등등 대학입시에 관련된 것들만 주르륵 나오더군요. 할 수 없이 고른 말이 '북 저널'입니다. 지난 10월부터 갑자기 손으로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고, 종이와 만년필과 급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은행에서 나눠주는 얇은 수첩이 모자라 문구접을 뒤지다 아트박스에서 JOURNEY라고 금박 글씨 찍힌 수첩을 발견하고 난 뒤 푹 빠져버렸습니다. 포켓 사이즈 몰스킨보다 세로만 조금 더 긴 사이즈에 몰스킨보다 더 몰스킨(mole skin은 두더지 가죽 아니겠습니까!)스러운 가죽느낌에 몰.. 2016. 12. 8.
팔꿈치와 접시밥 밥, 어묵조림, 장조림, 돈나물무침, 야채초절임 밥, 돈까스, 샐러드 볶음밥, 오이소박이 치킨 커리 라이스 밥, 오징어숙회, 파프리카, 데친 브로콜리, 상추 찐 고구마, 닭가슴살구이, 토마토, 상추 연어마요덮밥, 삶은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구운 김 팔꿈치와 접시밥 4월 초부터 시작된 테니스 엘보. 팔을 안써야 낫는다는 말에 다이소에 가서 일회용 그릇을 잔뜩 사와 식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깜짝 놀란 남편이 고맙게도 설겆이를 맡아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하루 세 번씩 먹는 밥, 하루라도 거를 수는 없는 일이라 자꾸만 눈치가 보였다. 사실 눈치 볼 일은 아니다. '맛있게한 요리에 대한 보답으로 설겆이는 내가~'하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스스로 하는 것과, 하.. 2016. 7. 5.
6월 근황 6월 근황요즘 놀고있습니다. 외상과건염. 팔꿈치가 아픈 건데 가사노동, 컴퓨터, 스마트폰, 기타 손을 많이 쓰는 작업, 무리하게 무거운 것을 드는 일, 부딪침 반복... 등으로 온다더군요. 전부 해당되네요. 노화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일도 취미도 모두 손을 가만 놔두지 않는 것들이니... '나이들어 은퇴하면 좋아하는 글 쓰면서 살고싶다' 생각했는데, 팔꿈치가 아파서 글을 못쓸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ㅎㅎㅎ 웃음이 나는군요. 세상에 은퇴하고나서... 라고 미룰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은퇴하면... 하고 미뤄둔 일이 하나 또 있는데 '여행'입니다. 글쓰기와 여행. 제일 좋아하는 것을 제일 뒤로 미뤄둔 셈입니다. 그러다 무릎이 아파지면 또 오늘 같은 생각을 하겠죠. 미뤄둘 것은 없다고. 여튼, 요즘.. 2016. 6. 23.
봄은 다채롭다 지난 13일.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촉촉히 내리는 봄비에 젖은 길, 눈처럼 떨어진 꽃잎들. 벚꽃의 낙화는 산산이 흩어지는 까닭일까, 어쩐지 처연한 느낌을 준다. 폭탄의 잔해처럼 느껴지기도 하니 장렬하다는 느낌을 받는 이도 있겠지만 내겐 그 얇으레한 하늘거리는 꽃잎 덕에 여리고 처연한 느낌이 든다. 가장 여리고 깨끗하던 것이 더러운 젖은 땅 위에 뒹굴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안타까운 현실... 그로부터 며칠 뒤, 아파트 단지는 라일락 향기로 휩싸이고... 또 그로부터 며칠 뒤엔 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산에 가면 정말 이름도 모를 꽃들이 다채로움을 자랑하며 앞다퉈 피어나지만, 또 이렇게 집 근처는 그 나름대로 사람이 손으로 가꾼 아름다움이 있다. 봄은 정말 다채롭다. 또 며칠 후엔.. 2016. 4. 21.
봄맞이 산책 뿌옇던 하늘. 밤새 불어댄 바람에 먼지가 다 날아갔는지 활짝 갠 하늘이 반갑다. 나흘 상관에 연거퍼 두 번 드린 추모예배 준비로 쌓인 피로도 풀 겸 가까운 안산으로 산책을 나갔다. 언제 이렇게 파란 잎이 돋았는지. 짧게 내린 봄비가 물을 들인걸까 싶게 사방이 고운 연두빛이다.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아직 푸른 잎은 돋지 않았지만, 꽃 피고 잎새 펼친 다른 나무들로 산은 이제 완연한 봄이다. 바위에 앉은 새 한쌍이 보일런지. 물이 이제 더 이상 추워보이지만은 않는구나. 이 물은 홍제천으로 떨어지는 인공폭포의 물이 된다. 봄비와 바람으로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길을 따라 꽃으로 만들어진 터널이 좋다. 그야말로 꽃그늘이다. 4월에 피는 꽃들은 참말 흰색이 많다. 초록에 맞춘 하얀 조팝나무 꽃은 어쩜이리 .. 2016. 4. 11.
봄맞이 지난주 막내와 티앙팡에서 데이트했을 때 그곳 찻잔의 빈티지스러움에 반해 구입한 유리잔. 옛날, 우상의 모습을 그리는 것도 새기는 것도 엄격히 금지했던 까닭에 동물의 모습 대신 그리게 된 아라베스크 무늬는 동쪽으로 전해져 당초무늬로 발달했고, 청화백자에서 꽃피어 다시 유럽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주고 받는 문화교류의 결과 중 하나가 이런 그릇들이다. 이번에 고른 그릇은 쯔비벨무스터. 블루 어니언, 양파무늬가 들어간 그릇인데 독일, 체코, 일본 등지에서 나오는데, 내가 산 것은 한국산이다. 브랜드마다 무늬가 조금씩 다른데, 이번에 산 이 그릇 무늬는 다른 것 보다 밝고 가벼워 보이지만 대신 밝고 환한 느낌을 준다. 비싸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인데다 세트로, 단품으로도 살 수 있어 더 마음에 든다. 저장저장 2016. 3. 25.
3월 근황. 브런치 활동중 요즘들어 괜히 바쁩니다. 신학기에 들어가서인 까닭도 있지만...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2차 출간 이벤트에 도전하고 있는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글이 얼마 되지 않은 까닭에 급 부지런을 떨고 있습니다. 일단은 그동안 블로그에 올렸던 글 중에서 몇 가지 정리해서 올리고 있어요. 브런치와 이 블로그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글을 올리는 셈이죠. 여튼 3월 말 이벤트가 종료되면 좀 더 자주 뵐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했습니다. 문 닫은 블로그, 개점휴업 상태인 블로그... 이런저런 사정이 많겠지만 참 안타깝습니다. 특히 초기에 함께 하던 분들은 오래 정든 만큼 더욱 더 그래요. 방금도 오랫만에 글 올라온 J4blog의 재준씨네 다녀오.. 2016. 3. 15.
프렌치 프레스로 커피 만들기 달달했던 내 첫번째 커피커피를 처음 마신 것은 아주 어릴 때였다. 커피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도 역시 어렸을 때였는데, 처음은 생각나지도 않는다. 할머니나 할머니 친구분들을 위해 탔던 것이 생각난다. 커피잔에 초이스 커피를 두 숟갈 넣고 주전자로 팔팔 끓인 물을 부은 다음, 카네이션 연유를 조르르 적당한 색이 나올 때 까지 섞어줬다. 그무렵엔 인스턴트와 원두 구분도 못해서 물붓고 녹아나지 않는 커피를 보고 놀랬던 기억도 있다. 마치 한약 같았던 아버지의 원두 커피할머니가 마셨던 커피는 부드러운 고동색의 달달한 것이었는데, 아버지가 만드는 커피는 분명 투명한데 속은 비치지 않는 그런 쌩고동색에 한약같은 맛이었다. 절대 일정 거리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그런 맛. 향기에 끌려 가까이 갔다가 맛을.. 2016.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