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 이야기/일기369

화상 - 미보연고 - 꼬끼오 계란찜기 화상 손가락을 데었다. 수증기에 데이면 다른 화상보다 훨씬 아프다. 흐르는 물에 상처를 식혔다. 중간중간 아침 밥상을 차리면서 도시락도 쌌다. 그러고 나서 다시 찬물에 식히다 9시 30분이 지나 약국에 가서 약을 사 왔다. 보통은 그냥 찬물에 식히면 화기가 빠지면서 괜찮아 졌는데, 이번엔 찬기가 사라지면 후끈하고 쓰라려서 안 되겠다 싶었다. 살짝 물집까지 잡히려는 것 같았다. 미보 연고 약사님이 권한 것은 '미보'라는 화상연고였다. 왼쪽 화상 밴드는 일하다 자꾸 스쳐서 덧날까 봐 그냥 사 온 것. 하필이면 오늘 대보름 나물을 한다고 다 사두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손을 써야 한다. 약사님은 연고를 바르고 일반 밴드를 붙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거즈에 쓸려서 아플 것 같았다. 그래서 거금 6천 원을 들여 .. 2022. 2. 14.
봄기운 봄기운 점심 먹고 잠시 걷는데, 어딘지 느낌이 다르다.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공기. 포근하다. 겨우내 잠겨있던 웃옷 자락이 열리고, 마음도 열리는 것만 같다. 꽁꽁 얼어붙어 단단했던 흙도 포실포실 보드랍고 촉촉해졌다. 여기저기 그런 흙을 뚫고 나온 초록 잎들이 눈에 띈다. 허리를 구부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본다. 반갑다. 아직 일교차가 큰 날씨. 밤이면 고생이겠지만, 낮에 뜨는 해를 바라며 그 시간을 견디겠지. 좀 더 따뜻할 때 나오는 아이들은 편할 텐데, 일찍 눈 뜬 이 연둣빛 잎들은 고생이 많다. 앞으로도 한 달은 추워질 날도 많을 텐데. 부디 견디고 따뜻한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을 누리길. 옛날 도서관으로 쓰이던 건물은 아직도 겨울이다. 북쪽이라 늘 응달진 벽에는 봄이 늦게 온다. 메말라 죽어 .. 2022. 2. 10.
고사리 살리기 고사리 살리기 내 책상에는 화분이 하나 있다. 전에는 스킨답서스였는데, 이제는 그것이 고사리로 바뀌었다. 정말 왕성한 생명력을 가진 스킨답서스는 혼자서도 마구 자라는 듯하다. 하지만 어쩐지 고사리 화분 두 개 중 하나는 먼저 가버리고, 남은 하나도 시들해졌다. 안타까운 마음에 옆에 두고 좀 더 신경 써주기로 했다. 분갈이 분갈이부터 해줬다. 다이소에서 커다란 화분을 사왔다. 신문을 안 보는 집이라 택배 박스와 비닐봉지를 깔고 그 위에서 작업했다. 고사리를 화분에서 꺼내려고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옛날에 억지로 빼려다 흙 위 줄기만 똑 따버렸던 불쌍한 시클라멘이 생각났다. 같은 실수를 할 순 없지. 비스듬히 화분을 기울이고 돌려가며 퉁퉁 쳐줬다. 쑥 빠졌다. 그 좁은 공간에 언제 그렇게 뿌리가 꽉 .. 2022. 2. 8.
애플과 구글의 다른 대응모습 구글 그제는 구글이 백신을 맞지 않은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는 뉴스를 읽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회사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직원은 무급휴직에 따른 급여 삭감에 이어 해고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는 보도였다. 백신 안 맞으면 해고 내년 1월 18일까지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 면제 사유(의학적, 종교적)를 소명하지 않은 직원에게 30일 유급휴가를 부여한 다음 6개월 무급휴가 처분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에도 백신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해고 처리된다는 것이다. “백신 안맞으면 해고”...구글, 코로나 백신 의무화 ‘초강수’ 글로벌 기업 구글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는 직원들을 해고하겠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CNBC는 구글 내부 문서를 인용해 구글이 회사의 코로나1.. 2021. 12. 17.
동네에서 만난 고양이 동네에서 만난 고양이 길을 걷다 고양이를 만났다. 두세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겨울을 맞아 빵빵하게 털찐 모습이었다. 함부로 찍지 말라는 듯 노려보는 눈초리가 귀엽다. 이제 곧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갈 텐데. 저 솜뭉치 같은 발은 시리지 않을까. 같은 길고양이라도 이렇게 팔자 좋은 고양이도 있는데. 하하하님이 돌보는 길고양이는 자유와 돌봄을 함께 누리니, 집고양이 보다 나은 신세인가. 2021. 12. 13.
12월 첫날 12월 첫날 길을 걷다 보니 눈사람 인형이 웃으며 인사한다. 토실한 얼굴, 둥근 몸매에 사람 좋은 웃음을 지은채 햇살을 받고 있다. 지난 두 달 흉물스러웠던 뼈다귀 커플 인형 대신 새로 등장했나 보다. 훨씬 보기 좋다. 아마도 할로윈 장식이었을 그 인형. 그걸 보고 기분 좋았던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2021. 12. 1.
단풍 산책 단풍 산책 나무에 가을빛 물이 들기 시작하면 사방이 노랗게 물든다. 노랑이 지고 나면 그다음은 갈색이다. 그리고 그 갈색마저 온데간데 없어지면, 가을은 온통 붉은빛으로 불타기 시작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이틀 동안 치과를 다니느라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마음먹고 그동안 못했던 아침 산책을 실컷 하고 왔다. 어쩐지 공간이 넓어 보이고 늘 오던 동네 뒷산 같지 않다. 가만 생각하니 무성한 잎으로 빽빽했던 사방이 이제 숫을 쳐내 그런가 보다. 숨 쉴 공간이 느껴지고 홀가분해지니 붉은 단풍 아래 하는 산책도 좋다. 2021. 11. 25.
불광 대장간 불광 대장간 은평 전화국(KT 은평지사) 근처에 볼일이 있었다. 그런데 에그머니, 20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다. 골목골목을 돌며 시간을 보내다 대장간을 발견했다. 불광 대장간. 삽, 부삽, 낫, 호미, 부엌칼, 망치, 도끼... 쇠로 만들 수 있는 갖가지 연장들이 놓여있었다. 처마 밑에 적힌 걸 보니, 취급품목도 다양하다. 주방칼, 업소용 칼, 농기구, 공구, 각종 기구. 기성품이 아니라 대장간에서 메질로 두드려 만드니 주문 제작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전국 방방곡곡 택배도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 나도 부엌칼 한 자루 사 볼까? 하는 마음이 있긴 했지만, 전철 타고 칼을 사들고 가기 좀 그래서 그만뒀다. 그런데 택배도 된다면 더 구입하기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서울 미래유산'이.. 2021. 11. 21.